“처음 올리브유로 닭을 튀긴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출시 3달 만에 올리브유치킨은 치킨시장의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최근 방한한 블루오션 이론의 창시자 김위찬 교수는 “아무리 포화된 시장이라도 어디든 블루오션은 있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의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 윤홍근(50) 회장은 3달 전 발상의 전환으로 치킨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당시 기름에 튀긴 프라이드 치킨은 ‘정크’(쓰레기) 푸드의 하나로 인식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고, 더 이상 닭으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때 윤 회장이 내놓은 것이 바로 올리브유치킨. 올리브유는 일반 대두유보다 6.5배나 비싸고 끓는점이 낮아 튀김요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하지만 6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끓는점을 높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개발했다. 또 원가 상승을 우려해 올리브유 사용을 반대하던 가맹점주들을 한데 모아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윤 회장은 치킨 가격을 2,000원 올리고, 본사의 이익을 줄여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들의 동의를 받아냈다. 윤 회장은 “올리브유치킨을 처음 생각했을 때부터 결정을 내리기까지 50번이나 생각을 바꿀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미 웰빙 열풍은 소비자들이 건강에 좋은 치킨을 사먹기 위해 2,000원 정도는 아끼지 않을 정도로 성숙해 있었다. 3달 만에 기존 고객이 5%가 이탈한 대신 신규 고객이 15% 늘어 전체 매출은 10% 이상 올라갔다. 그는 6개월 이내에 30% 이상 매출이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회장의 다음 목표는 BBQ를 맥도날드에 버금가는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체인으로 키우는 것이다. BBQ는 2003년 8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낸 이래 현재 1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30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또 지난해 스페인에 진출, 올 6월 2개의 점포를 동시에 오픈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1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BBQ’ 브랜드 사용권을 허락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회장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가운데 브랜드만을 판매한 것은 BBQ가 처음”이라면서 “2020년까지 전세계에 가맹점 5만개를 개설,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그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제너시스는 1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윤 회장은 “10년 고비를 넘겼으니, 앞으로 30년은 끄떡 없다”면서 “건강을 위해 닭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지기 위해 닭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회사 홈페이지에 한 췌장암 말기 환자가 “그 동안 몸이 아파 먹고 싶어도 참아야만 했던 치킨을 마음껏 먹게 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남긴 글도 윤 회장을 더욱 채찍질하고 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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