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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설 봉사 장정호군 사진·그림 모아 전시회/ "사랑의 기억으로 교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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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설 봉사 장정호군 사진·그림 모아 전시회/ "사랑의 기억으로 교감하죠"

입력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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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따뜻한 대화와 스킨십이었습니다. 바로 사랑이지요.”

장애인 요양 보호 시설인 홀트 일산 복지타운에서 4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장정호(18ㆍ미국 매사추세츠주 디어필드 아카데미 12학년)군이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링크(02_738_0738)에서 장애인의 일상을 담은 사진전(6일까지)을 열고 있다.

장군은 유치원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주말이면 정신지체 2급인 막내이모(43)를 보러 부모 손을 잡고 홀트 복지타운을 찾았다. 그래서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알기도 전에 이미 그들과 친숙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몸이 불편하거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여름 방학 두 달간은 1주일에 3일씩 그곳을 찾아갔다.

“형이다!” “아저씨 왔네.” “아빠?”하며 삼촌, 이모뻘 되는 그들은 매번 다른 호칭으로 대하지만 분명 장군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와도 저를 기억하고 있어요. 뛰어나오기도 하고 안기거나 소리를 지르며 반가움을 표현하지요. 저를 반겨주는 그 분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올 여름 방학 7~8월 두 달간의 방문은 그 어느 해보다도 의미가 있다. 방학 전에 학교에 봉사활동 지원금 신청서를 냈는데 덜컥 뽑혀서 2,500달러(약 250만 원)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회와 그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 치료 계획을 꼼꼼히 짜서 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이모가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미술 치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고요. 예상했던 대로 그 분들은 펜과 흰 종이를 보자 거침 없이 속내를 그려냈습니다.” 장군은 주 1회 여덟 번 미술 치료를 하면서 의존적이고 자신감이 없던 사람들이 차츰 변해가는 것을 보았다. “제가 드린 것은 펜과 흰 종이와 존중뿐이었지만 그 분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변화시켰습니다.”

내년에 대학에 가면 사회복지 분야를 공부할 계획이라는 장군은 지난 8월 2박 3일간 경기 강화도에서 열린 장애인 캠프에도 따라갔다. 아직도 그들과 똑같이 느끼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짜증 내고 신경질 부리면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금세 얼굴에 번지는 해맑은 미소를 보면 마음이 싹 풀린답니다. 사랑이 있는 한 그저 아낌없이 주고 싶습니다.”

전시장에는 봉사활동과 캠프 때 찍은 장애인 사진 40점과 미술 치료 수업에서 장애인들이 그린 그림 11점을 전시한다. 작품들을 다 담은 사진집(‘홀트에서 만난 천사들’ 앤지 발행, 2만원) 판매 수익금은 홀트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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