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속에 새로운 강남 신도시가 들어선다.’
서울 강남 집값 폭등을 막고 인기지역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송파구 거여동 특전사 부지 등 국ㆍ공유지 200만평 일대에 신도시가 건설된다.
송파 신도시(위치도)는 수도권 최고 인기 택지인 판교신도시(282만평)와 규모 면에서도 버금가는데다 교육 교통 생활여건 부분에서는 오히려 판교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강남권 주택수요를 흡수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 대책 발표 전 이미 개발계획이 일반에 알려지면서 주변 땅값과 집값이 치솟는 등 벌써부터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집값 안정책으로 나온 신도시 개발 대책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을 들썩이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 어떤 곳인가
송파 신도시가 들어서게 될 거여동 일대 국ㆍ공유지는 거여동 특전사 부지(65만평)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일대 군 체육부대(12만평), 남성대 군부대 골프장(28만평) 육군종합행정학교(95만평) 등을 포함해 약 200만평에 달한다.
현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지정돼 있으나 훼손이 심한 데다 국ㆍ공유지여서 환경부의 반대나 보상문제 등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 없이 개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개발면적은 200만평 정도지만 관계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인근 지역들도 개발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개발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 지역은 외곽순환도로를 통해 경부ㆍ중부 고속도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 5ㆍ8호선과 가깝게 위치해 대중교통 여건도 우수하다.
특히 강남-송파 잠실-문정ㆍ장지지구-판교신도시-분당으로 이어지는 서울 동남권 주요 개발선상에 놓이게 돼 향후 개발 기대감이 높다.
■ 어떻게 개발되나
건설교통부와 국방부, 환경부 등은 신도시 개발방향과 군부대 이전 등에 관해 협의중이다. 개발방침이 확정되면 정부는 연말로 예정된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에 이번 8ㆍ31대책에 발표된 송파 신도시 건립계획안을 반영, 중앙도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중 그린벨트를 해제할 예정이다.
건교부는 내년에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2007년 지구 지정을 거쳐 택지조성작업에 착수, 이르면 2008년 하반기께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건립계획 가구수는 총 5만가구로, 이 가운데 2만가구는 중ㆍ대형아파트로, 2만가구는 국민임대주택으로, 나머지 1만가구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강남권 4개 자치구의 연간 주택수요(2만6,000가구)의 1.9배, 중ㆍ대형 수요(1만1,000가구)의 1.8배에 해당되는 규모다. 서울시가 최근 지정한 거여ㆍ마천 뉴타운(27만4,000평)과도 연계 개발될 수 있다.
송파 신도시는 판교신도시 못지않은 훌륭한 입지여건을 갖고 있어 청약과열이 우려되는 만큼 판교개발과 마찬가지로 공영개발 방식이 적용될 전망이다. 따라서 중ㆍ대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며 5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 개발효과 논란
송파 신도시 개발효과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거세다. 주택수요가 급증하는 강남권에 주택공급을 확대,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긍정적인 의견과 강남권 내에 지어지는 신도시인 만큼 또 다른 집값 과열 양상을 부추길 것이란 부정적 견해가 맞서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특전사 부지와 남성대 골프장 터 일대가 판교와 강남의 중간에 있어 강남 대체 주거지로 개발이 가능한 곳”이라며 “중ㆍ장기적으로는 강남권 주택 수요를 흡수해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 대체신도시가 강남 집값을 다스리는 ‘특효약’이 될 지 미지수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신도시 조성까지 최소한 4~5년이 걸리는데다 결과적으로 강남 집값을 잡기는커녕 강남지역을 확대 재생산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헌동 본부장은 “정부가 판교신도시의 첫 삽도 뜨기 전에 막대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강남 대체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거여ㆍ마천 뉴타운 개발계획과 맞물려 오히려 강남권 집값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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