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31일 이탈리아의 휴양지 리도 섬에서 개막, 11일간의 축제일정에 들어갔다.
개막작은 쉬커(徐克) 감독의 ‘칠검’, 폐막작은 천커신(陳可辛) 감독의 ‘퍼햅스 러브’로 둘 다 김소연(‘칠검’) 지진희(‘퍼햅스 러브’) 등 한국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베니스는 개ㆍ폐막작을 모두 중국 영화로 선정한 데서 알 수 있듯 아시아 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올해로 임기 2년째인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의 취향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중국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홍콩, 베이징, 서울, 도쿄, 방콕에서 온 영화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아시아 영화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하는 등 아시아영화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보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상키로 했으며 중국, 일본 영화 회고전을 각각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총 80편의 영화를 선보였던 베니스는 올해 56편을 초청했다. 편수를 줄이는 대신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도다. 대중적 흥행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경쟁 부문에 오른 19편 중 할리우드 영화가 5편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특히 조지 클루니의 두 번째 연출작인 ‘굿 나잇 앤 굿 럭’, 존 터투로 연출의 ‘로맨스 앤 시가렛’ 등이 경쟁부문에 올라 있어 배우 출신 감독의 수상여부도 주목 받고 있다.
비경쟁 부문에도 러셀 크로, 르네 젤위거 주연의 ‘신데렐라 맨’ 존 싱글톤 감독의 ‘포 브라더스’ 팀 버튼 감독의 ‘유령신부’ 등 할리우드 흥행작을 대거 초청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아시아 영화로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와 관친펑(關錦鵬) 감독의 ‘장안가’ 두 편이 공식경쟁부문에 올라있다.
거장들의 작품도 화려하다. 폴란드의 거장 크지쉬토프 자누쉬 감독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의 ‘에스펠호 마치코’ 등이 경쟁부문에 올라 있으며 비경쟁 부문에도 에밀 쿠스트리차, 스파이크 리, 우위썬(吳宇森) 등 7명의 유명 감독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 ‘올 더 인비저블 칠드런’ 등예술성 높은 작품이 초청됐다.
‘친절한 금자씨’는 3일 오후 10시 레드카펫 행사와 함께 공식 상영된다.
그 밖에 한국영화로는 단편경쟁부문에 홍준원 감독의 ‘해피 버스데이’가 초청됐다. ‘씨받이’(1987)로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오아시스’(2002)로 감독상(이창동) 신인배우상(문소리), ‘빈집’(2004)으로 감독상(김기덕) 등을 수상해 온 한국영화가 올해도 이 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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