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평산동 폐(廢)코발트광산 주변에서 한국전쟁 당시 집단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유골 수백 점이 추가로 발굴됐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경산유족회’는 31일 “8월 16일부터 보름 동안 폐코발트광산 주변지역에 대해 발굴작업을 한 결과 대퇴골, 두개골 등 유골 수백 점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발굴 현장에서는 또 소총 탄두와 탄피 및 권총용 탄환의 탄두와 탄피도 발견돼 군이나 경찰 등 정부 관계자의 통제 하에 체계적으로 학살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유골이 발견된 지역은 2001년 3월 40여명의 것으로 추정되는 수백 점의 유골이 발굴된 제2수평굴에서 400여㎙ 떨어진 계곡이다(지도 참조). 경산 폐코발트광산
유골 발굴작업은 인근에 골프장이 조성되면서 유족회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발굴작업에 참여한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노용석(37) 교수는 “발굴 대상 5개 지역 중 2개 지역에서 서로 다른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반경 2∼3㎙의 좁은 지역에 켜켜이 쌓인 채 발견됐다”며 “정밀 감식을 해야 알겠지만 유골 수와 형태로 보아 60∼100명의 유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된 유골과 1차 발굴 때 확인된 40여 구의 유골은 갱도 입구 일부에서만 발굴된 것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유골은 이곳에 묻힌 전체 유골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유족회는 그동안 “경산 코발트광산 민간인 학살사건은 1950년 7, 8월 두 달 간 대구형무소 수감자 2,500여명과 경산시, 청도군 지역 국민보도연맹원 1,000여명 등 3,500여명의 민간인을 군과 경찰이 집단학살 한 사건”이라고 주장해 왔다.
경산=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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