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시아파 성지 주변에 약 100만명의 시아파 순례자들이 밀집한 가운데 자폭테러 발생 착오가 일어나 군중이 밀고 밀치며 현장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650명 가까이 익사하거나 압사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또 이들 가운데 7명은 참사 직전 정체불명의 로켓포 공격을 받아 즉사한데다, 50여명은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그러잖아도 극심한 정파 갈등을 빚고 있는 이라크 정국이 극도의 혼미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이날 사고는 시아파의 성인인 7대 이맘 무사 알 카딤을 추모하기 위한 연례행진 도중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카다미야 지역에 있는 알 카딤 사원으로 향하던 순례행렬이 티그리스강 위의 알 아이마 다리에 이르렀을 때 누군가 “자살폭탄 테러범이 있다”고 소리쳤다. 이에 따라 놀란 순례객들이 다리 30m 아래 강으로 한꺼번에 투신하다 다리 난간이 무너지면서 650명 가까이 익사하거나 압사하고, 240여명이 부상했다.
앞서 약 2시간 전에는 알 카딤 사원에 저항세력의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포탄 4발이 떨어져 최소 7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또 참사현장에서는 약 50명이 사원 부근에서 독극물이 든 음식물을 먹고 독살됐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퍼지면서 군중 사이에서 극도의 흥분이 빚어지기도 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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