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신도시 건설지역인 서울 송파구 거여ㆍ마천ㆍ문정동 일대에 속칭 떴다방, 아줌마부대, 기획부동산업체 등 ‘장안의 투기세력’들이 벌써부터 대거 몰려 들고 있는 정황이 세무당국에 포착됐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수도권 신도시 거론지역과 고속철도역사주변, 신행정ㆍ기업도시개발지역, 지방택지지구 등 주요 개발지역에서 토지투기 및 탈루 혐의가 있는 239명에 대해 31일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투기 세력들은 최근 1~2년간 4,5개 개발지역에서 막대한 단기 매매차익을 남긴 뒤, 현재 송파 신도시 지역으로 대거 ‘집결’중이다.
이들은 개발정보를 사전 입수, 서울 종로구 교남동(뉴타운)→성남 단대동(구시가지 재개발)→서울 청계천 주변지역(복원사업)→서울 뚝섬 주변(서울 숲 조성)을 차례로 거치면서 투기차익을 실현한 뒤 최근 문정ㆍ거여ㆍ마천동에 ‘입성’했으며, 강남과 분당ㆍ용인에서 아파트 투기로 떼돈을 번 일부 투기자본도 송파 신도시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5~10명 단위의 아줌마 부대들이 송파 신도시 예정지 일대에서 투기적 토지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며 “이런 아줌마 부대는 현재 1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줌마 부대 주변엔 기획부동산업체나 부동산개발업체가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먹잇감이 줄어든 떴다방들도 토지투기에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쓰는 투기수법은 주로 ‘계단식 가격상승’와 ‘되돌려치기’ 방식. 우선 ‘바람잡이’로 불리는 세력이 먼저 땅을 매집, 시장을 한번 흔들어 놓으면 투기세력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해 계단식으로 서로 가격을 높여가며 ‘원 샷’에 양도차익을 실현한다.
특히 동일 토지물건에 대해 샀다가 되파는 속칭 ‘되돌려치기’를 3번 이상 반복한 경우도 있다. 거래는 통상 차용 또는 도용된 노숙자 명의로 이뤄지며, 미등기전매나 가등기 또는 담보권설정 등을 통해 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
국세청은 또 개발예정지의 소규모 땅을 사들인 뒤 비싸게 파는 ‘알박기’투기를 일부 적발했다고 밝혔다. 투기혐의자 C씨의 경우 아파트건설예정지의 4억원 규모 땅을 사들인 뒤 이를 아파트시행사에 25억원에 되팔아 무려 21억원의 차익을 남겼으나, 세무당국엔 양도차익을 20분의1 수준인 1억2,0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 그는 현재도 아파트 건설예정지에 100억원대의 부동산을 ‘알박기’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 239명에 대해 2000년 이후 모든 부동산거래 내역 및 재산변동상황을 검증, 탈루세금추징과 검찰고발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송파 신도시 지역에 대해선 별도 인력을 투입, 투기세력의 실제 전주를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아울러 강남 분당 용인 등 아파트가격 급등지역내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세무조사도 예정대로 9월중에 실시할 방침이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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