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이 중동을 제치고 세계 무기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 또 지난해 전세계 무기거래 규모는 218억 달러에 달해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무기가 팔렸다. 2003년에는 151억 달러였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29일 발표한 ‘대 개발도상국 재래식 무기수출 현황(1997_2004)’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체결된 전 세계 무기 구매 계약 중 아시아 국가들이 49.2%(349억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90년 걸프 전 이후 무기시장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던 중동(285억 달러)을 훨씬 앞서는 수치다. 특히 인도는 지난해 57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사들여 중국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무기 수입국 1위 자리에 올랐다. 중국은 22억 달러로 3위,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29억 달러)였다.
보고서는 “군사력 현대화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인도와 중국이 무기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시장은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각각 123억 달러와 61억 달러 어치를 팔았다. 이들 나라는 대 개발도상국 수출에서도 60%를 점유했다.
보고서는 특히 아시아를 노리는 러시아의 움직임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러시아는 유럽을 주 고객으로 삼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인도와 관계 개선을 꾀하며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4년 동안 아시아 수출 시장의 48%를 차지, 21% 그친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
보고서를 만든 리처드 그리밋은 “미국이 수출량의 3분의 2를 중동에 기대는 사이 러시아는 ‘무기 제조 기술력 이전’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나라까지 고객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9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누적 수입량에서 7위(82억 달러)에 올랐다. 북한은 1997~2000년에는 무기 수출로 10억 달러를 벌어 수출국 11위를 기록했지만 2001~2004년 집계에서는 수출 부진으로 상위권에서 빠졌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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