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 정보화 수준이 스웨덴과 미국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필자가 국내 최초로 광섬유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던 1980년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용어는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서나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세계가 부러워하는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작금의 상황에 감회가 새롭다.
오늘날 인터넷은 일상 생활의 필수재로 인식되면서 ‘실생활’에 버금가는 새로운 생활영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메일, 전자상거래, 홈뱅킹, 정보전달, 언론, 민원처리, 세금납부, 홍보·마케팅, 관광, 게임·오락, 동아리 모임, 원격진료, 화상회의, 전자정부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인터넷은 단순한 수단이 아닌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요컨대, 이제 인터넷은 단순 네트워크 간 연동의 집합체가 아니라 시공의 제약을 넘어 전세계에 걸친 인류문화의 집합체로서 사회변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접속해 활용하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앞당기게 할 게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대전제는 인류복지와 번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코 불법유해문화의 범람이나 기술패권주의, 혹은 변화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의 비대면성, 익명성, 범용성, 신속성 등에 따른 인터넷중독, 개인정보유출, 유해정보 불법유통, 전자상거래 사기처럼 파괴적 역기능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 같은 대전제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역기능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가 그만큼 앞서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때문에 인터넷 강국으로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훌륭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 인류를 위한 우리의 사명일 것이다.
앞으로도 인터넷의 기술과 활용영역은 확대될 것이며, 그 영향력은 날로 증가할 것이다. 인터넷과 사이버 문화의 사회적 파급력을 이해하고 각종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데 소홀히 하게 되면, 막강한 인프라로 인해 오히려 화를 자초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인터넷이 기술ㆍ물리적 인프라 였다면 미래의 인터넷은 사회·문화적 인프라다. 사회·문화적 인프라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한 사회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매우 절실한 때다.
한국인터넷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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