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우려곡절 끝에 마침내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30일 경남 사천시 본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T_50 출고식을 가졌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국이 됐다.
T_50은 길이 13.13㎙, 무게 6,480㎏으로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_16보다 몸집은 다소 작지만 엔진출력(3만마력)과 속도(마하 1.5)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 최대 6톤까지 무장도 가능하다.
공군은 2007년까지 50여대를 인수해 전투기 조종사 훈련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공군은 또 T_50에 공대공ㆍ공대지 유도탄 등을 설치해 경공격기로 전환한 A_50기 40여대도 납품받아 실전에 배치한다.
T_50은 공격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수출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정해주 KAI 사장은 “2015년까지 고등훈련기의 세계시장 수요가 3,300여대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25%를 우리나라 항공기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아랍에미리트에서 T_50 60여대의 구매의사를 밝혀 수출상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_50은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1997년 개발에 착수했으며 8년여에 걸쳐 2조원이 투입됐다. 2001년 시제기를 생산한 뒤 2003년 초음속 돌파에 성공하는 등 지금까지 약 1,000회 이상의 시험비행을 마치고 이날 1호기 출고로 양산 단계로 들어섰다.
T_50 개발과정에서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감사원이 록히드마틴에 주날개 납품권을 주기로 한 계약을 파기하고 위약금 1억1,000만 달러를 물어 예산을 낭비했다며 당시 KAI 대표인 길형보씨 등을 검찰에 고발, T_50사업은 자칫 장기 표류할뻔했다.
하지만 검찰이 “계약파기로 인한 위약금보다 국산화에 따른 이득이 컸다”며 KAI의 손을 들어 줘 이날 예정대로 빛을 보게 됐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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