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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MP3플레이어, 플래시메모리로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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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MP3플레이어, 플래시메모리로 U턴

입력
2005.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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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팟(iPod)의 대성공에 힘입어 당당히 주류로 떠올랐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형 MP3 플레이어가 다시 플래시메모리형 제품에 쫓기는 형국이 됐다. 흐름을 바꿔 놓은 주인공은 이번에도 애플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 애플컴퓨터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신형 ‘아이팟 미니’ 제품에 기존의 HDD 대신 삼성전자 등에서 구매한 플래시메모리를 싣기로 했다. 일부 시장 조사 기관들은 올해 4·4분기에 애플이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1,500만대 이상의 아이팟 중 약 400만대가 플래시메모리형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아이팟 첫 출시부터 대용량이 장점인 HDD만을 고집해 왔던 애플이 갑자기 플래시메모리 쪽으로 돌아선 건 ‘무게’와 ‘배터리’, ‘견고성’이라는 문제에 새삼 부닥쳤기 때문이다. 아이팟은 세련된 디자인과 편리한 사용법, 뛰어난 음질로 미국 및 유럽 시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소형 모터를 회전시켜야 하는 HDD의 속성상 배터리 소모가 많고, 떨어뜨릴 경우 쉽게 고장이 난다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반면 아이리버로 대표되는 한국산 플래시메모리형 MP3 플레이어 제품은 가볍고 견고한데다 배터리가 소모되는 시간도 20~30시간 정도로 우수하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최근 1기가바이트(GB) 이상의 대용량 플래시메모리가 양산되면서 가격도 크게 낮아진 점이 결정적이었다”며 “HDD 대신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현재 1메가바이트(MB)당 메모리 가격은 플래시메모리가 HDD(1.5인치)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다. 하지만 플래시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은 HDD의 15% 수준에 불과, 동일한 성능의 제품을 만들 경우 전체 제조 비용은 플래시메모리가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애플 아이팟에 고전해온 국내 MP3 플레이어 업체들은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래시메모리형 제품 시장에 애플이 뛰어들면서 시장 확대를 예상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그나마 한국산 제품이 강세를 보여온 플래시메모리형 제품 시장에서 조차 애플의 강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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