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최대 240㎞의 위세로 멕시코만 연안에 상륙한 카트리나는 내륙으로 향하면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했으나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머 주를 할퀴면서 ‘살인 허리케인’의 위력을 발휘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2개 주를 주요재난지역으로 선포, 연방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피해상황=30일 새벽 현재 미시시피 주의 해리슨 카운티에서 50명이 숨지는 등 최소한 55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으나 침수로 고립된 지역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멕시코만 연안 카지노 타운 인근에 위치한 해리슨 카운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만 30명이 사망자가 발생, 마을 전체가 비탄에 잠겼다.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전원이 차단되면서 루이지애나에서 플로리다주 서쪽 팬핸들에 이르는 지역의 130만 가구 이상이 어둠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MSNBC는 이들 지역에 전기가 완전 정상 공급되기까지는 2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시시피에선 내륙 10㎞ 지역의 주택과 도로가 완전히 침수됐으며 10번 고속도로의 일부는 강풍으로 인한 파편 때문에 차량 주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
시의 70%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해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로 예상됐던 뉴올리언스시는 허리케인이 살짝 비껴가면서 둑이 붕괴되는 등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정면으로 허리케인을 맞은 동부 지역의 세인트 버나드 패리시에서는 40만 가구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애리조나주에 머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폭풍이 닥치면 연방 정부는 여러분을 돕기 위한 펼칠 자산과 자원이 있다”며 피해 구호에 전력을 쏟을 것을 약속했다. 미국 적십자는
수 천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 “단일 재해로는 사상 최대의 구호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블래들리 헤이그 대변인이 밝혔다.
에너지 시설 피해=미국 언론들은 멕시코만 일대 석유 및 가스 생산ㆍ정유 시설에 대한 정확한 피해는 이번 주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업체들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최소한의 피해에 그쳤지만 카트리나가 지난 해 9월 이후 6개월 동안 4,500만 배럴의 생산 감소를 가져왔던 허리케인 이반보다는 더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회사들은 카트리나 상륙에 앞서 유전 시설과 정유 공장들을 폐쇄, 대형 사고에 예방에 나섰지만 셸사가 노벨사와 트랜스오션사가 각각 보유한 원유 시추 시설 2개가 파손됐다고 보고하는 등 피해 접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소재 미국광물관리국(MMS)은 멕시코만 산유량의 92%인 하루 140만 배럴과 천연가스 생산량의 83%인 하루 83억 입방피트의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월가의 유가 애널리스트들은 “당장 카트리나 피해가 우려 보다는 덜해 유가 급등세가 진정됐다”면서도 “피해의 장기적 영향은 여전히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유가 추가상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최대 피해자는 여행업계=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자는 항공과 호텔, 카지노 업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분석가 짐 코리도어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카트리나로 인한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어려운 항공업계를 더욱 궁지로 몰게 될 것”이라며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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