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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가이드라인 제시/ "변별력 확보 불가능 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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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가이드라인 제시/ "변별력 확보 불가능 해져"

입력
2005.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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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뜨겁다.

우선 외국어 제시문의 번역 또는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금지한 것을 놓고 대학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해 외국어 제시문을 출제하지 않으면 어문계열의 경우 변별력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다.

K대 교수는 “영문과나 독문과 등 어문계열에서 관련 외국어 문장의 해석과 번역 능력을 물어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런 것까지 규제한다면 학생들을 어떻게 뽑으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국어, 특히 영어 제시문이 금지되면 도표 그림 등 ‘대체 제시문’이 등장하거나 구술ㆍ면접고사에서 영어문제가 상당부분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학 과학과 관련해 풀이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출제를 불허한 것도 논란거리다. Y대 입학관계자는 “이공계열의 수학 과학과 관련된 기존 논술고사 문제의 경우 정답은 중시하지 않으면서 풀이과정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부분이 막힌다면 기초적인 개념ㆍ원리의 이해나 추론 방식에 대한 다양한 답안을 요구하는 쪽으로 바뀔 수 밖에 없는데 이 같은 문제를 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반발했다.

입시전문가들은 가이드라인이 논술고사의 변별력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대학들이 다른 형태의 변별력 확보 수단을 찾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사립대들이 ‘증거’가 명백한 논술고사와 달리 사후 심사할 객관적 근거가 없는 적성ㆍ인성검사와 구술ㆍ면접고사를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가이드라인 제시라는 행위 자체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확대해야 할 교육인적자원부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결과가 초래됐기 때문이다. 서울대 백순근(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은 모집단위에 따라 지원자의 학력이 천차만별이어서 교과 관련 지식을 알아볼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데 논술고사가 한 방편”이라며 “’이건 안된다’는 식의 행정보다는 대학 학과 특성을 고려한 융통성 있는 시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술전문가들은 가이드라인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웨이 중앙교육 강신창 논술팀장은 “통합교과형이 아닌 일반논술을 중심으로 논술고사에 대비하면서 목표 대학과 학과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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