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무산됐다. 세제혜택이 없는 지금도 적립식 펀드에 돈이 모이고 있고, 더구나 세수여건이 나빠 세금 감면 혜택을 주기 어렵다는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 활성화의 거시적 효과를 생각해 보면 세제혜택 배제는 아쉽기 짝이 없다. 장기투자 문화가 확대되고 그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안정성이 높아져 재평가 단계에 들어서면, 시중자금이 부동산 같은 비생산적 부문으로만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현재도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적립식 펀드가 존재한다. 장기주택마련펀드와 개인연금펀드다. 이들 상품은 은행의 동명 저축상품과 똑같은 절세 혜택을 받으면서, 주식형이나 혼합형으로 가입할 경우 은행이자에 비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 세금우대 혜택이 주어지는 금융상품이 날로 줄어들고 있어 가능하면 빨리 가입하는 게 이익이다.
장기주택마련펀드는 만 18세 이상의 무주택 세대주 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1주택 소유자에 한해 내년 12월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7년 이상 불입시 이자소득세가 전액 비과세되며, 연말에는 불입액의 40%와 300만원 중 적은 금액만큼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단 3년 이상 투자해야 환매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고 5년 이내 환매하면 그 동안 공제 받은 세금을 다시 추징 당하므로 모든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만기 7년 동안 묻어둘 각오를 해야 한다. 최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가입자격이 내년부터는 현재 조건에 보유주택의 공시가격이 2억원 미만인 경우로 축소되므로, 가능하면 올해 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채권형 수익률은 연 4~5% 가량이어서 은행 상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혼합형은 연 10~20% 정도로 훨씬 높은 편이다.
개인연금펀드는 만 20세 이상 국내 거주자가 가입할 수 있으며 연간 240만원 범위 내에서 불입금액 전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가입하고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지급 받지 않으면, 공제 받았던 세금을 도로 추징 당하게 된다.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상품이 있으며 주식형 및 혼합형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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