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금강산관광 규모를 9월부터 지금의 절반 수준인 하루 600명으로 축소한다고 현대아산측에 통보했다. 북측은 김윤규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박탈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북측이 밝힌 표면적인 이유 외에 다른 어떤 내막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유감이다.
1998년 11월에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 6월로 총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며 막 정착단계에 진입하는 중이다. 현재 하루 1000~1,200명에 이르는 금강산관광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면 예약을 마친 관광객들의 피해가 예상되며 현대아산측의 타격도 상당할 것이다.
북측이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며 강수를 들고 나온 데는 그들 나름대로의 판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간 합의와 계약 아래 진행 중인 사업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 같은 불가측성은 불신을 키움으로써 남북교류협력의 안정적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와의 사업에서 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북측이 김윤규 부회장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고 했는지도 모르나 그런 문제라면 유감을 표시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일부에서 분석하는 대로 새롭게 구성된 ‘현정은 라인’에 대한 길들이기 의도가 작용했다면 더더욱 잘못이다. 남북협력사업은 신의와 성실, 그리고 상호이익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저급한 사술이 개입되어서는 곤란하다.
현대아산측의 책임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금강산관광과 시범관광 단계에 있는 개성 및 백두산 관광은 일개 사기업의 일이 아니라 남북교류와 화해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으로 뒷받침되고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하면서 기업 내부 분쟁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남북교류협력에 큰 차질을 빚은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현대아산측은 사심 없이 이번 일을 수습,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하고 개성 및 백두산 관광 사업 진전에도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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