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집필한 2006년 후소샤(扶桑社)판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0.4%를 밑도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02년 교과서 채택율 0.039% 비해서는 10배 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일본 사회의 우경화 바람과 자민당을 포함한 우익 정치가들의 노골적인 지원 분위기를 고려하면 ‘후소샤의 패배’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결과이다.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워크 21’ 등 후소샤 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펼쳐온 일본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교과서 채택 절차가 완료된 30일 현재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율은 0.39% 정도에 머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해당 자치단체 교육위원회가 교과서 채택지구를 구성해 결정하는 공립학교의 경우 후소샤 교과서를 선정한 곳은 총 584개 지구 중 도치기현 오타와라(大田原)시와 도쿄(東京)도 스기나미(衫竝)구 등 2개 지구(학생수 2,730여명)에 그쳤다. 또 학교장이 결정하는 사립학교는 도쿄도 다마카와(玉川)중 등 9개 중학교(800여명), 중고일관고 및 특수학교의 교과서 채택권이 있는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도쿄도(650명)와 에히메(愛媛)현(490명)만이 후소샤 교과서를 선택했다. 역시 학교장이 결정하는 국립교의 경우는 채택이 전무했다.
이로써 내년 일본의 중학 신입생을 119만 2,000여명으로 추정할 때, 4,670여명의 학생들이 후소샤 교과서로 공부하게 됐다.
새역모는 2006년 교과서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역사교과서 수정’을 당 방침으로 내세운 일본 집권 자민당과 우익성향의 각료, 자치단체장들도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을 위해 물밑에서 강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해 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이 5~10%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 시민단체측은 이날 “새역모의 교과서는 2001년과 마찬가지로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한 것이 명백해졌다”고 선언했다.
일본 문부성은 다음달말 교과서 채택에 관한 공식 집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