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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美정유시설 강타/ 세계경제 미국發 오일쇼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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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美정유시설 강타/ 세계경제 미국發 오일쇼크 오나

입력
2005.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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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눈이 멕시코만을 향하고 있다. 초특급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29일 일출 무렵(현지시각) 시속 282㎞의 강풍에 파도 8.4㎙ 높이의 위세로 정유시설과 화학공장 밀집 지대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일대를 덮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포의 파고는 한껏 높아지고 있다. 카트리나는 유가를 더욱 밀어올리고 세계경제를 강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몬스터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카트리나가 예상 진로를 타면 뉴올리언스 일대의 제방과 운하, 상하수도 체계를 일시에 무너뜨리는 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 경우 시의 70%가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에 있는 뉴올리언스는 동쪽 ‘산업 운하’지역의 유독 물질이 유입되면서 최고 수심 9㎙의 거대한 오염의 바다로 변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 이보르 반 히어든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도시의 대부분 지역이 주택 평균 높이의 2배가 넘는 물에 잠길 수 있고 전체 건물의 80%가 파괴되거나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 일대를 몰아쳤던 쓰나미와 맞먹는 인적ㆍ물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히어든 교수는 “특히 뉴올리언스 정유ㆍ정제 시설의 석유ㆍ가솔린 저장 탱크들은 대부분 지상에 나와 있어 홍수 속에서 부양하면서 휘발성 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며 “많은 지역이 거대한 불바다로 변해 사람들이 피신할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주 일원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뉴올리언스 외곽 고속도로엔 차량의 엑소더스 행렬이 28일 밤 늦게까지 꼬리를 물었다. 시민 48만 5,000여명 중 시내에 남기로 한 수 만 명은 미식 축구장 슈퍼돔으로 몰려들었다. CNN은 돔 앞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이어진 장면을 내보내며“시민들이 마지막 도피처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쥴리 폴(57)은 “우리는 갈 곳이 없다”며 “슈퍼돔이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고 믿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시 주민 들에게 소개령을 내린 레이 나긴 시장은 “이번 사태는 일생에 단 한번 일이 될 것”이라며 주민 대피를 독려했다.

그러나 시내에는 아직도 피난 수단이 없는 주민들이 상당수 남아 있는 데다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관광객들이 공항 폐쇄로 발이 묶여 있어 허리케인이 상륙하는 29일 오전에는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경고했다.

뉴올리언스 등 멕시코만 일대 석유 회사들은 가동을 멈춘 채 허리케인이 지나가기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에는 미국 원유 및 천연가스의 약 4분의 1일을 생산하는 시설들이 밀집돼 있어 미국발 오일쇼크 공포를 키우고 있다. 이미 쉘 오일이 28일부터 직원 1,019명을 소개하고 하루 42만 배럴의 생산량을 가진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 통신은 “카트리나 여파로 멕시코만 일대 원유 생산량이 3분의 1 감소했다”며 이는 국제 원유 가격의 추가 상승을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

● 허리케인이란- 대서양 열대저기압…풍속 118km 넘어

대서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 '폭풍의 신' '강대한 바람'을 뜻하는 스페인어의 '우라칸(huracan)'에서 유래했다.

허리케인은 북대서양·카리브해·멕시코만 등에서 연간 10차례, 그 외 지역은 5~6차례 발생하는 데 8~10월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빈도수에서는 태풍보다 훨씬 적다.

대부분의 허리케인은 위력이 크지 않으나 대형인 것은 태풍과 맞먹어 이것이 멕시코만 연안에 상륙할 때 상당한 피해를 준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허리케인의 규모를 시간당 중심 풍속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누는데, 풍속이 118.4km를 넘어야 허리케인으로 분류한다. 이번에 멕시코만을 강타한 카트리나는 한 때 최고등급인 5등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5등급은 가옥이나 산업용 건물의 지붕을 파괴하고 소규모 건물은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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