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1,060선으로 주저앉았다. 종합지수는 1,1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변동성이 급격히 커져, 이달 들어 벌써 네 번째 하루 20포인트 이상의 급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날의 급락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 그 동안은 급락 후 급등을 반복하며 1,080선 이상에서 움직여 왔지만, 이번에는 지지선을 하향 이탈했다는 점에서 경계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부른 고유가와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부동산 버블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시사 발언, 글로벌 증시 부진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근거로 9월에도 조정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락폭이 커지더라도 1,000포인트 초반에서 지지선이 형성되고 후반기에는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메리츠증권은 9월 증시전망 보고서에서 “재료 부족으로 고점을 높이기보다는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며 종합지수 예상범위를 1,050~1,150포인트로 제시했다.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4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차익 실현에 나선 데다 적립식 펀드의 세제혜택 지원도 무산돼 수급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고유가 영향으로 단기 약세권에 진입한 만큼, 국내 증시도 이에 동조해 1차적으로 1,050선 부근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 팀장은 그러나 “미국 등 해외경기 호조세와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3ㆍ4분기 이후 기업 실적 개선 등이 예상돼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보이더라도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9월 증시가 제자리걸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종합지수 예상범위를 1,030~1,140포인트로 제시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외국인 매도, 해외증시 부진 등의 조정요인들이 진행형인 점을 감안해 9월 종합지수 밴드 하단을 내렸다”면서 “다만, 중장기 상승동력이 건재하기 때문에 주가조정은 또 한번의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외국인 매도가 수급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시장이탈이 아닌 차익실현으로 판단된다”며 “고유가 파장에도 불구하고 미 FRB가 신중한 속도의 금리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이황귀 연구원도 “최근 외국인과 연기금이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투신권의 수급은 긍정적”이라며 “올해 국민연금의 예상 순매수 금액이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을 고려할 때 향후 매수 여력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상당 폭 조정을 받으면 현재의 매수공백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월 주가 조정기의 투자전략으론 경기방어주 내수주 등에 주목하되, 프로그램 매매와 지수 조정의 영향을 덜 받는 중소형주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메리츠증권은 정유 건설 기계 조선 자동차 소매(백화점ㆍ홈쇼핑) 제약 은행 보험업종 등에 대해 ‘비중 확대’ 전략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유선통신 항공 해운 증권 화학업종에 대해선 ‘위험 관리’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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