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은 2004년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출산하는 평균 자녀 수)이 1.16명이고, 출생아 수는 46만7,000명이라고 발표하였다. 2003년의 1.19명보다 0.03명이 감소하였고, 2001년(1.30명)에 비하면 10% 이상(0.14명) 낮아졌다.
고령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출생아 수는 2003년보다 17,400명(3.5%)이 줄었고, 2001년에 비하면 약 15%(81,100명)나 감소하였다. 일부 대도시의 경우 출산율이 이미 1.0명보다 낮아졌고, 앞으로도 가임연령의 인구가 계속 감소할 것이므로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출산율과 출생아 수의 감소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출산율이 계속 감소하면 고령화는 더욱 빨라진다. 통계청의 2005년 특별인구추계 결과에 의하면 2026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20%에 도달하여 초고령사회가 된다.
출산 수준이 2003년부터 서서히 증가하여 2035년에 1.3명이 된다고 가정한 결과이므로 앞으로 출산율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금과 같이 출산율이 계속 감소한다면 고령화에 따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다음 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짐
2003년에 태어난 46만7,000명의 아이들이 25년 후에 취업을 할 때에는 새로 65세가 되는 노인인구는 77만 명이 넘는다. 노인인구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출생아 수는 계속 줄어들면 훗날 누가 늘어나는 복지 부담을 짊어질 것인가?
인구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사회적인 현상이다. 지금의 저출산은 2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사회적 도움이 없는 한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출산율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므로 지금의 30~40대 베이비 붐 세대가 노동력의 중심에 있는 인구구조에 만족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물려주게 될 것이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개인의 가치관이 고착화되므로 출산율 회복은 더욱 어려워진다. 출산율이 계속 감소하는 이유로 취업, 주거 등 경제적인 문제, 자녀 양육과 교육 문제, 여성의 취업과 평등 문제 등을 꼽고 있다.
선진국보다 낮은 출산 수준에 도달한 2000년대에 들어온 후에도 계속 낮아지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 외에 결혼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빠른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미혼여성의 29.6%가 결혼 계획이 없다고 했으며, 주요 이유는 ‘내 일에 더 열중하기 위해’(26.2%)와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24.4%)으로가 경제적 이유(20.1%)보다 높았다. 200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남편 있는 부인 중 44.9%가 ‘자녀를 반드시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1991년 조사에서 이렇게 대답한 여성은 8.5%에 불과했다.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가치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지 의무나 책임이 될 수 없다는 의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 대책 마련을 서두를 때이다.
우선,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출산율 회복이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당장에 필요한 사회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저출산 대책의 순위를 늦춘다면 훗날 고령화에 따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우리사회 최우선 해결 과제로
출산율 회복을 위한 노력은 빠를수록 좋다. 출산율 회복이 늦어지면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 뿐만 아니라 저출산의 가치관이 고착돼 출산율 회복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부문의 정책이 함께 수행될 때 출산율 회복 효과가 증가한다. 양육과 교육, 결혼과 자녀 가치관, 양성 평등 등 다양한 저출산 원인에 대처할 수 있는 노력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질 때 사회 전체의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될 수 있다.
김태헌 한국교원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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