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지금 공사 중이다.’ 2008년 하계 올림픽에 대비해 베이징의 8,000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히려 ‘공기를 늦춰 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개최 준비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의 허점은 이런 개발 뒤에 숨겨진 환경문제라고 뉴욕타임스가 27일 지적했다.
중국은 올림픽에서 현대화한 중국의 모습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엄청난 재원을 쏟아 붓고 있다. 주요 경기시설비용은 아테네 올림픽 수준인 24억달러 정도지만, 경기 이외 시설은 아테네 3배가 넘는 390억 달러가 지원된다. 당국의 공사독려로 올림픽 시설 72개는 개막 8개월 전인 2007년까지 완공된다.
그러나 당국의 고민은 외관공사가 아니라 쓰레기, 하수시설, 화장실, 교통체증 등 올림픽과 무관한 것들이다. 왕치샨(王岐山) 베이징 시장은 “사방을 둘러봐도 골칫거리이고, 불평하지 않는 이는 마누라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은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유명하다. 오명을 씻기 위해 ‘그린(Green) 올림픽’까지 내걸렸지만, ‘개발’의 결과로 모든 노력은 허사가 되고 있다. 매연 차량이 교체되고 있지만, 베이징의 전체 차량은 지난 6개월간 두 배로 늘어, 개인소유 차량만 300만대다. 또 현재 1,520만명인 인구는 2020년 2,1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베이징 당국은 연중 하늘이 개인 날이 목표인 227일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기준을 느슨히 적용한 이런 ‘전시행정’과 달리 대기오염은 더 악화하고 있다.
주중 미 대사관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베이징 대기오염이 ‘매우 유해한 수준’을 기록한 날은 5일에서 17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또 베이징의 대기오염 수준이 미 주요도시의 서너 배이고, 2008년에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잘못된 정책이 이런 환경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는데, 가령 베이징 전통 골목길인 후통(胡同)이 올림픽 준비로 모두 파괴되자 교통난은 더 나빠졌다. 베이징 당국은 지하철, 경전철, 도로건설을 해결책으로 논의 중이다. 하지만 이것도 ‘뉴욕의 문제를 로스엔젤레스 방식으로 푸는 격’이란 지적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