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의 지지자 모임인 ‘고사모 우민회’(www.gohkun.com 약칭 우민회)가 전국 조직 만들기에 나섰다. 고 전 총리의 아호를 딴 우민회는 27~28일 대전 유성에서 200여명의 간부 회원들이 모여 워크숍을 열고 정관을 확정했다. 또 전국 시ㆍ도 지부별 책임자를 정해 하부조직을 구성하고 지지세력을 대거 확충하기로 했다. 사실상 고건 지지자들의 ‘진군 선언’이었다.
물론 고 전 총리는 아직 관여하지 않고 있고 우민회도 순수 팬 클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 규모나 활동 범위 등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수준이어서 벌써부터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민회는 지난해 6월 ‘고건 대통령 만들기’라는 사이트로 출발, 금년 3월말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한 뒤 사이버 발대식을 갖고 온라인상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회원 수가 2,000여명으로 불어나는 등 몸집이 갈수록 커져 갔고, 그 여세를 몰아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전국 조직화에 나선 것이다.
우민회는 중앙운영위를 지도부로 그 아래 시ㆍ도 위원장들이 있으며 현재 시ㆍ군 책임자를 모으고 있다. 중앙회장은 별도로 없고 10명의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의장직을 수행한다. 서울은 동서남북으로 나눠 조직이 구성되고 있고 부산 인천 전남 광주 전북 등이 광역지구 구성을 마친 상태다. 이중 가장 속도가 빠른 전북은 도내 시ㆍ군 책임자를 뽑아놓고 회원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임경탁 전북 사무총장은 “전북은 읍ㆍ면 책임자까지 거의 구성됐으며 직능대표와 청년 여성 노년 회원을 모집 중”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사이버 발대식 때 격려사를 보낸 것 외에는 행사 참석도 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있다. 우민회는 고 전 총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단 정치색을 배제한 채 사회봉사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간부는 “자발적인 사회봉사활동으로 고 전 총리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형상 우민회는 신당의 전위조직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는 우민회가 정치세력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더욱이 민주당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 전 총리 영입설이 나오고 있고 창당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중부권 신당도 고 전 총리와의 제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민회의 전국 조직화는 정치권의 신경을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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