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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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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

입력
2005.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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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3’는 ‘4각형’의 미학에 새롭게 눈 뜨게 하는 차다. 어떻게 하면 차를 더 둥글고 날렵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요즘의 트렌드를 거부하고 오히려 투박하고 육중함을 강조했다. 어찌 보면 아주 큰 벽돌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장갑차도 떠오른다.

그러나 세련된 요즘 차들보다 당당히 정통을 고집한 디스커버리3에게 더 눈길이 가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4각형은 일단 안정감을 준다. 사실 우리가 생활에서 가장 쉽고 많이 접하는 물건은 대부분 4각형이다. 안방, 창문, 식탁, 의자, 신문, TV, 컴퓨터 등이 4각형이다. 통장과 카드도 4각형이고 돌고 돈다는 돈(지폐)도 4각형이 아닌가.

랜드로버의 역사는 이러한 4각형의 힘이 저절로 나온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자전거 회사인 로버에서 시작된 랜드로버는 탱크처럼 강력한 힘과 견고한 차체, 탑승자의 안전에 초점을 맞춘 차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후 랜드로버의 사륜차 부문은 포드에, 나머지 부문은 최근 중국 난징자동차에 넘어가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자동차 철학은 제품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디스커버리3의 겉모습만 보고 성능도 둔하리라 짐작하는 건 오산이다. 육중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행력은 놀랍도록 부드럽고 매끈하다. 배기량 4,000㏄의 6기통 엔진이 장착돼 마치 터보 엔진을 단 스포츠카처럼 내 달린다.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에도 흔들림과 불안감이 없다.

무엇보다 디스커버리3의 가장 큰 강점은 자유롭다는 데 있다. 디스커버리3는 포장된 도로 뿐 아니라 가고 싶은 곳은 어디라도 달릴 수 있다.

특히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TRS)을 채택, 거친 노면이나 눈길, 빗길, 빙판 등 5가지 도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차량의 상태를 조절해 줘 안전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덕분에 ‘2005 올해의 SUV’, ‘최고의 사륜구동’ 등 전세계적으로 30여개의 상을 받았다.

다만 모든 도로 상태에 대비한 많은 기능들로 인해 스위치가 늘다 보니 산만한 느낌을 준다. 7,590만원이라는 차 값에 비하면 내부 인테리어가 구식인 점도 첨단과 고급을 찾는 우리나라 고객들의 성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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