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사고 파는 행동이 남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27일 오전 서울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처음으로 열린 ‘존 스쿨(John School)’에는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윤락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남성 8명이 참가해 진지한 모습으로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성매매 피해여성 쉼터인 ‘휴먼케어 센터’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등 민간단체 소속 강사들이 성매매의 범죄성과 반인권성에 대한 강의를 이어가자 참가자들은 “성매매에 대해 그 동안 편견과 도덕 불감증에 빠져 있었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성구매 혐의로 체포된 남성들이 대부분 자신을 존(John)이라고 밝힌 데서 유래한 존 스쿨은 성구매 초범 남성들에게 형사처벌 대신 재범방지 교육을 하는 제도이다. 참가자들이 하루 8시간의 교육에 참가하면 기소를 유예받고 조기에 사회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참가한 남성들은 본인의 성매매 경험과 평소 성생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뒤 성매매 특별법의 입법취지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이들은 이어 성매매로 매개될 수 있는 에이즈 등 각종 성병에 대한 상담을 받은 뒤 자신들이 직접 성매매 여성이나 업주, 자신의 가족 등의 역할을 맡아 성매매 행위가 타인에게 불러일으킬 고통에 대해 체험해 보는 역할극도 했다. 이날 교육은 더 이상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서약서 작성으로 끝났다.
강의를 한 김양임 휴먼케어센터 소장은 “자발적으로 성매매하는 여성에게 돈을 주고 샀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일부 남성들의 편견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성이 성매매를 통해 ‘놀이상품’으로 전락하게 되는 등 매우 취약한 인권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존 스쿨을 다음 달 전국 13개 보호관찰소에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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