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이고 다변인 청와대 조기숙 홍보수석이 28일 입을 다물고 귀를 여는 자리를 마련, 눈길을 끌었다.
조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내가 설명하기 보다는 듣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30여분간 간담회를 가졌다.
조 수석은 특히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 등에 대한 여론을 듣고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이색 주문을 했다. 조 수석은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는데 먼저 청와대 기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조 수석이 간담회를 자청했을 때만해도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고 국민은 아직도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다”는 자신의 언급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과 달리 ‘듣는 자리’를 제의했다.
갑작스런 제안을 받은 기자들은 “마감시간 때문에 깊은 얘기는 다음에 하자”면서도 정부의 언론관계 개선 등을 촉구했다. 기자의 청와대 비서동 출입 금지, 청와대 수석이나 비서관들의 소극적 홍보 자세, 언론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과잉 대응 등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기자들은 또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 있다’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민심이 매우 좋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하면서 ‘말의 절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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