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내핵이 나머지 부분보다 약간 빠르게 자전한다는 사실이 9년에 걸친 학계의 논란 끝에 확인됐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지구관측소와 어바나-섐페인 소재 일리노이 주립대학 과학자들은 고체형 철과 니켈로 이루어진 지름 2,400㎞의 지구 내핵이 다른 부분에 비해 0.3~0.5도 가량 빠르게 자전하고 있다고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지구 내핵은 900년을 주기로 다른 부분보다 한번 더 자전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내핵의 자전은 지구 자장을 형성하는 원동력의 중요한 일부인데 이처럼 지구 각 층의 회전속도가 다른 이유는 자장간의 상호 작용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들은 보고 있다.
내핵의 자전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가설은 1996년에 나왔으나 이처럼 미세한 차이가 인간의 시간으로 측정될 수 있느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내놓은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지진파가 지구를 통과하는 시간을 관찰하면서 이른바 ‘쿠플레’라고 불리는 현상을 분석했다. ‘쿠플레’는 진앙 사이의 거리가 800m 미만이지만, 다른 시간대에 일어난 한 쌍의 지진을 말한다.
연구진은 지난 61년부터 2004년 사이에 남대서양의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에서 일어난 30건의 지진에서 나타난 18건의 ‘쿠플레’를 알래스카에 있는 58개 지진 관측소에서 측정한 결과 내핵을 통과한 지진파의 형태와 이동시간이 관측소마다 다르다는 것을 발견해 관련 가설을 입증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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