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일반인들의 개성 관광시대가 활짝 열렸다.
현대아산은 26일 당일 일정으로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첫 개성 시범관광을 실시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종민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사업 관계자, 개성에 고향을 둔 실향민 500여명은 취재진 70여명과 함께 이날 오전 6시 버스 15대에 나눠 타고 서울 경복궁 주차장을 출발했다.
남측 출입사무소와 비무장지대, 북측 출입사무소를 거쳐 출발 2시간 50여분 만인 오전 8시50분께 고려의 옛 도읍지인 개성에 도착, 본격적인 관광에 들어갔다.
개성시내를 통과해 관광단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고려시대 최고의 교육 기관이었던 성균관. 서울에 있는 조선의 성균관보다 500년이 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곳은 건물 일부가 고려시대 유물 1,000여 점이 소장된 고려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관광단은 이어 고려 충신 정몽주의 핏자국이 선연한 선죽교로 향했다.
언뜻 보기엔 길이 6.67㎙, 폭 2.54㎙의 조그만 돌다리에 불과했지만 관광단은 주변의 무성한 대나무를 함께 둘러보며 정몽주의 충절을 되새겼다. 자남산 여관, 민속여관, 통일관, 영통식당 등 개성시내 식당 4곳에 분산돼 개성정식(반상기), 개성 보쌈김치, 개성 약밥 등 전통요리로 점심을 마친 일행은 개성에서 북쪽으로 24㎞ 정도 떨어져 있는 박연폭포를 찾았다.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박연폭포가 남측 사람들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단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중소 기업들이 입주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개성공단을 둘러본 뒤 오후 6시께 남측 출입사무소로 돌아와 개성관광을 마쳤다.
관광단 가운데 최고령자로 개성이 고향인 송한덕(97ㆍ충북 온양시)씨는 “이렇게 가까운 곳인데도 50년이 넘도록 가보지 못해 애를 태웠는데 이번에 평생 한이 풀렸다”며 “고향 모습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개성시범관광은 다음달 2일과 7일 두 차례 더 진행되며 이 때는 박연폭포 대신 왕건왕릉과 공민왕릉이 관광지에 포함될 예정이다. 관광요금은 왕복교통비와 중식비 등을 포함해 1인 당 19만5,000원이다.
개성=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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