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는 삼류 감독인가.”
국내 축구계의 지도급 인사는 6월 요하네스 본프레레 전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이 같은 질문을 받자 뜻밖의 답변을 내놓았다. “당연하다. 감독 평가의 잣대는 큰 대회 성적과 이에 근거한 연봉이다. 본프레레 감독의 연봉을 보라.”
그의 연봉은 70만 달러(약 7억원). 세계 톱클래스 감독과는 천양지차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감독으로 평가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소속 첼시의 조제 무리뉴는 연봉이 무려 95억원이다.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73억을 받는다.
차기 한국 감독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독일클럽 바이에른 뮌헨의 오트마르 히츠펠트 전 감독도 42억원의 고액 연봉자였다. 따라서 연봉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본프레레 감독은 세계랭킹 50위권에도 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역시 중도 하차했던 포르투갈 출신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경우도 80만 달러 정도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돼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비해 2000년말 한국 감독직을 수락한 히딩크 감독은 연봉(100만 달러)과 월드컵 성적 등에 따른 보너스로 150만 달러를 받기로 축구협회와 계약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최소 16강 이상을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한 축구협회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값싼’ 코엘류와 본프레레 감독을 잇따라 데려다 가능성도 희박한 ‘대박’을 터트리려다 실패한 셈이다. 더욱이 코엘류는 계약기간을 4개월 남겨두고 물러났지만 연봉은 그대로 줬고, 본프레레 역시 마찬가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돈은 돈대로 뜯기고 망신은 망신대로 당한 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축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명장을 영입하려면 20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내밀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축구계 인사는 “싼 게 비지떡이다. 한국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릴 카스리마와 역량을 갖춘 명장이 분명하다면 연봉부담을 무릎 쓰고 과감하게 베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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