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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타일 - 도나텔라 베르사체 부사장 "패션의 완성은 섹시&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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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타일 - 도나텔라 베르사체 부사장 "패션의 완성은 섹시&편함"

입력
200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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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럭셔리브랜드 베르사체의 부사장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도나텔라 베르사체(49ㆍ사진)가 한국일보와 단독 서면인터뷰를 가졌다.

도나텔라는 창업자인 지안니 베르사체(1946~1997)의 여동생으로 지안니 사후 구심점을 잃고 매출 부진에 시달렸던 ‘베르사체 왕국’을 재건한다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이탈리아 패션하우스 특유의 가족 경영 체제를 버리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도나텔라는 베르사체의 새로운 도전을 설명했다. 인터뷰는 이탈리아 베르사체 본사의 요청에 따라 22~23일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졌다.

▲ 최근 베르사체는 가족 경영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배경은 뭔가.

: 1997년 오빠가 죽은 후 그룹 전체가 준거점을 잃었고 조직과 전략상의 문제들이 노출됐다. 오빠가 살아있을 때 삶은 훨씬 쉬웠다. 오빠는 천을 환상적으로 재단했고 모든 면에서 상상 이상의 재능을 발휘했다. 그러나 나로서는 경영과 개인적인 일까지 처리하느라 컬렉션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진정한 조직과 전략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지난해 새 CEO 지안카를로 디 리시오를 영입했다.

▲ 지난해 베르사체는 약 1,2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20.6% 감소한 4,000억원 선이었다. 지난 200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구체적인 개혁 청사진은 있나.

: 최우선 과제는 컬렉션 라인에 집중하는 것이다. 베르사체는 ‘메두사’라는 유명한 표식을 가진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브랜드다. 최근 메두사 심볼을 오직 컬렉션 라인에만 사용하도록 결정한 것도 컬렉션의 기본 정신, 즉 ‘보다 우아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회사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구조 조정도 하고있다. 주얼리 향수 등 불필요한 부분을 라이센스로 전환하고 액세서리 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2007년까지는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다.

▲ 올 가을겨울 신상품은 이전의 베르사체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예전 뇌쇄적인 관능미에 치중했던 컬렉션이 퍽 점잖아진 느낌이다.

: 우리는 매시즌 아름다운 코트와 놀랍도록 단순한 바지 정장을 만들었지만 전에는 절대 이 부분을 홍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부터는 다르다. 인생은 레드카펫처럼 화려하지만은 않다.

사실 대부분은 절대 레드카펫이 아니다. 우리는 늘 환상적인 이브닝웨어를 내놓았지만 이번 시즌 컬렉션은 90%가 평상복이다. 나는 여성들이 진정한 옷입기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고싶다.

▲ 당신이 말하는 진정한 옷 입기는 무언가.

: 입었을 때 자신이 섹시하면서 동시에 아주 편안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과거 우리는 옷을 너무나 심각하게 입었다. 패션은 너무 심각해 져서는 안된다. 입는 사람을 미소짓게 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야 한다.

누구도 모델처럼 완벽한 몸매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를 봐라!

▲ 이번 컬렉션은 특히 핸드백 등 액세서리가 많이 보인다.

: 액세서리 중심의 패션 브랜드들은 지난 10년 동안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기성복 중심의 브랜드들도 액세서리 분야에 큰 투자를 계속 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의 목표는 액세서리 라인을 현재의 4%에서 30%선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다. 액세서리는 나이와 스타일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의류보다 훨씬 긴 생명력을 갖는 것이 장점이다.

▲ 영화배우 데미 무어를 올 가을 새 모델로 기용했다.

: 데미 무어는 친구이자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 그 자체다.

그녀는 세명의 아이를 갖고 있고 커리어 우먼이며 청바지에 스웨터 차림이어도 이브닝 드레스를 입었을 때처럼 매력적이다. 그렇게 멋진 남자 친구(영화배우 애시튼 커처)를 두고 있는 건 당연하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질투가 난다.

▲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있는지 궁금하다.

: 한국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요한 럭셔리 패션시장중 하나다.

2006년 극동아시아 지역에 10개의 컨셉트숍을 열 예정인데 한국도 그중 하나다. 한국 여성들의 패션수준이나 애정도 높다고 들었다. 기회가 있으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 가을 쇼핑에 나설 여성들을 위해 패션 조언을 해 달라.

: 밝은 녹색계열의 최상급 캐시미어 코트를 권한다. 청바지나 검정색 정장바지 위에, 칵테일 드레스에 등 어디에도 어울리니 비싼 만큼 효용도 높다.

스타일링의 중요 포인트는 프로포션의 대비다. 풍성한 스웨터에 폭이 좁고 날렵한 무릎길이 스커트를 매치시키는 비례감은 여성을 더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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