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신임 비서실장은 현 정권에서 기획조정비서관으로 출발해 정무기획비서관과 홍보수석, 홍보문화특보 등을 거치며 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 왔다. 한 정권에서 1급 비서관이 비서실장까지 오른 것은 이 신임 실장이 처음이다. 그만큼 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하다는 얘기다.
전남 장성이 고향인 이 실장은 광주고와 고려대 신방과를 나와 KBS와 서울경제 기자를 거쳐 한국일보 경제부장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이후 국민의 정부 시절인 1999년 청와대 국정홍보조사비서관(2급)과 국내언론2 비서관를 지내고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 대선 때는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공약을 발제하면서 참여정부 출범에 공헌했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과 정무적 판단능력 때문에 재사형 참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 정권에서부터 대통령 비서관을 지내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고, 언론인 출신에다 홍보ㆍ정책분야에서의 다양한 업무 경험도 있어 앞으로 정치권과 언론계 등 각 분야와의 관계개선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DJ정권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오가며 주요 보직을 맡았던 점도 DJ측과의 관계개선 등 노 대통령의 ‘호남 챙기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가 노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중요 이슈가 될 연정을 위한 대야 정치협상과 선거구제 변경, 과거사 청산, 그리고 권력구조 개편문제 등 정치현안 등에 대해 누구보다 노심(盧心)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은 당정청과 국회 관계를 조율하는 그의 정무적 역할이 크게 증대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 신임 실장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고 넓어 집권 후반기 대통령 의제관리를 정무적으로 훌륭하게 보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실행에 옮기는 스타일 때문에 현장에서 취합된 ‘쓴 소리’를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역할을 얼마나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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