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냐, 국내파냐.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전격 사퇴를 수용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포스트 본프레레’ 이후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 감독선임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기술위는 국내파와 해외파를 총망라, 장ㆍ단점을 비교해 최적의 선택을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명망 있는 해외파 감독 영입에 무게가 쏠려 있다.
국내파에게 지휘봉을 맡기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견해가 많기 때문. 물론 해외파 영입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 국내파의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호는 열어 놓고 있다.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기 위해 협상과정을 비공개할 방침이다.
협회는 현재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 출신 감독을 영입후보 앞 자리에 올려놓고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 독일월드컵에서 유럽 2개팀과 한 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최소한 16강에 오르려면 선수들의 능력을 100% 이끌어낼 수 있는 카리스마와 유럽축구에 정통한 안목을 지닌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겨야 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잉글랜드의 보비 롭슨(72), 독일의 베르티 포크츠(59) 등이 영입대상으로 우선 꼽힌다. 롭슨 감독은 잉글랜드에서 40년 가까이 지도자 생활을 통해 이론과 실전경험을 겸비한 지도자다. 지난해 잉글랜드 뉴캐슬 감독을 그만 둔 뒤 해설가로 활동중이다. 단 고령인 점이 흠이다.
포크츠 감독의 경우 90년대 8년간 독일대표팀 감독을 지냈고, 개최국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이밖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출신의 케빈 키건(54), 바이에른 뮌헨을 분데스리가 3연패로 이끈 독일의 오트마르 히츠펠트(56), 전 독일대표팀 감독 루디 ?러(45)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하지만 월드컵까지 10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감독은 선임 과정은 물론, 국내 선수파악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또 아시아 축구를 경험하지 않았을 경우 코엘류나 본프레레 감독처럼 대외적인 명성과는 달리 한국축구 스타일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국내파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세계축구의 흐름에는 상대적으로 뒤지지만 선수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나, 이른 시일내 선수 파악의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차범근 수원 감독이 네티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월드컵 개최지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경력, 지난해 수원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로 등이 평가된 것.
하지만 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에 0-5로 대패, 중도하차한 결함이 있다. 이런 가운데 틈새시장 격으로 스코틀랜드 출신 지한파인 이안 포터필드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핌 베어벡 전 대표팀 코치가 후보군에 이름을 내밀고 있다. 국내 사정에도 밝고, 국제축구 흐름도 꿰고 있어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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