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재평가를 통해 ‘대세 상승기’로 들어섰다는 데 공감하지만, 이번 조정의 폭과 깊이에 대해선 시각을 달리한다. 고유가와 외국인 매도가 심상치 않다며 사상 최고치 돌파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과, 짧은 시간 안에 조정을 마치고 상승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어찌 됐든 손에 든 주식이 없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면서도 올라가기만 하는 지수 때문에 섣불리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들에겐 이번 조정이 좋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제는 ‘시기’인데, 목돈을 한번에 맡기려는(거치식) 투자자는 바닥을 치고 반등할 때를 노려야 하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적립식으로 비교적 장기간 투자할 생각이라면, 지금처럼 주가 조정기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적립식 투자가 주가 변동성을 기반으로 초과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1년간 주가상승률이 똑 같았다고 해도 특별한 조정 없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보다는 한번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올라왔을 때 적립식 투자의 수익률은 극대화한다.
종합지수가 10개월 동안 8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로 상승했고, 그 사이 총 1,000만원을 거치식과 적립식으로 각각 인덱스펀드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이 기간 지수가 특별한 조정 없이 매월 일정 비율로 올랐다면 1년 전 한꺼번에 1,00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했을 때 25%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적립식으로 매월 100만원씩 투자했다면 첫 달 투자한 100만원만 25%의 수익을 누릴 수 있을 뿐, 그 이후 주가가 오른 뒤에 투자한 분량은 그보다 낮은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다.
반면 이 기간 지수가 한때 700선까지 떨어졌다가 재상승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2개월 동안 700포인트까지 떨어지고 이후 2개월 동안 800포인트를 회복한 후 1,000포인트까지 상승했다면, 4개월 동안은 800포인트 이하에서 싼 값에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만기 수익률이 크게 올라간다. 특히 700포인트에서 투자했던 100만원은 무려 43%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지수 조정기에는 누적수익률이 좋지 않으며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때 조급하게 환매하지 않고 ‘미래 수익 극대화를 위한 시련’이려니 생각하고 여유 있게 기다린다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고 상승하기 시작할 때쯤 확 늘어난 수익에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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