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주식혼합형ㆍ채권혼합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부 펀드평가사는 ‘주식고편입형’ ‘안정성장형’ 등의 용어도 사용하지만, 대개 주식 편입비율이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분류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같은 주식형 펀드라 해도 운용스타일에 따라 위험도나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펀드를 고르기 전에 제로인(www.funddoctor.co.kr) 한국펀드평가(www.kfr.co.kr) 등 펀드평가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각 펀드의 운용스타일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주식형 펀드의 운용스타일은 주로 편입하는 종목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고, 대형주나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펀드도 있다. 또 시장 상황이나 개별 종목의 호재ㆍ악재에 따라 그때그때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모멘텀 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시장의 등락은 무시하고 저평가 주식을 사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제 가치대로 인정 받을 때까지 계속 기다리는 ‘가치 투자’ 방식도 있다.
앞서 말한 ‘가치주’에 쓰인 ‘가치’와 ‘가치 투자’에 쓰인 ‘가치’라는 단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성장주의 반대로 쓰인 가치주는 매출액이나 이익이 급속히 증가하는 성장산업에 속한 종목이 아니라, 이익 성장은 안정적이면서 보유자산이 많고 경기에 심한 부침을 겪지 않는 종목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배당 등 주주환원보다 투자에 더 주력하고, 주주들은 급속한 성장의 대가로 주가가 많이 오르면 그 차익으로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성장주는 대체로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가 그만큼 크다. 반면 가치주는 급격한 성장과 주가 상승을 동반하진 않지만, 높은 배당수익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데 힘을 기울이며 투자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모멘텀 투자의 상대어로 쓰인 ‘가치 투자’의 ‘가치’는 종목의 성격(성장성 또는 안정성)이 아니라 해당 종목 주가가 원래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는지 여부를 뜻한다. 성장주든 가치주든 특정 종목의 실적이나 전망을 볼 때 적정주가보다 현재 주가가 크게 낮다면 이 종목을 사 두고 주가가 적정가치를 반영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가치 투자라 한다.
채권형 펀드도 운용스타일이 다양하다. 국공채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많지만,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편입된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은 편인지 낮은 편인지, 단기 채권을 주로 편입하는지 장기 채권을 주로 편입하는지도 수익률과 위험도에 영향을 미친다.
공모 채권형 펀드 중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지만 실제 가치는 이보다 높은(저평가된) 회사채에 ‘가치 투자’하는 펀드들이 많다. 이 경우 채권의 이자수익 뿐 아니라 신용등급 상승 때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우채 사태, 하이닉스와 SK글로벌 사태 등에서 보듯이, 기업 자체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평가는 소홀한 채 이자수익만 노리고 위험도가 높은 채권을 편입하는 펀드는 피해야 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 운용 우수펀드 어떤게 있나
◆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
운용사 : 미래에셋자산운용
-판매사 : 미래에셋증권 CJ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대우증권 대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제일은행 조흥은행 씨티은행 외환은행
-설정일 : 2001년 2월14일, 설정액 : 6,056억원(8월19일)
-수익률 : 3개월 24.34%, 6개월 20.11%, 1년 64.08%
-운용스타일 : 주로 지수 관련 대형 성장주 편입, 가치 및 모멘텀 투자 병행
2001년 2월 선보인 인디펜던스 주식형은 수시 입금과 환매가 자유로운 국내 최초의 개방형 뮤추얼펀드. 지난 4년여 동안 200%가 훨씬 넘는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대표하는 주식형펀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미국의 펀드평가사 리퍼로부터 최상위 등급인 ‘리퍼 리더스’ 등급을 받았다.
초기엔 뛰어난 펀드매니저의 수완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이후 팀제 운용을 통해 체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투자전략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상설화해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한편, 운용전략회의를 통해 세부 운용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지수 관련 대형주와 저평가 가치주를 기본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파생상품을 통한 헷지(위험 회피)를 병행하는 등 균형감 있는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한국 부자아빠 거꾸로 주식형펀드
-운용사 : 한국투신운용
-판매사 : 한국투자증권
-설정일 : 2003년 12월18일, 설정액 1,536억원(8월19일)
-수익률 : 3개월 22.01%, 6개월 18.24%, 1년 84.66%
-운용스타일 :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발굴, 적정주가 도달 때 매도
‘거꾸로펀드’는 한국투신운용이 국내에서 처음 본격적인 가치투자 펀드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2003년 12월 출시했다. 초기엔 고전을 겪기도 했으나, 지난해 8월부터 저평가 우량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현재 1년 수익률로는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3단계 투자 방식을 택하고 있다. 1단계는 자체 개발한 저평가 척도를 통해 투자대상을 골라 내고, 2단계에서는 투자종목에 대한 기업방문과 내재가치 계산이 이뤄진다. 3단계는 주식운용본부장과 애널리스트 전원이 토론을 벌여 최종 투자종목을 결정한다.
문제는 시기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 중소형주 재평가 바람이 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는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대형주 위주로 증시가 상승한 다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문가들은 가치투자 펀드의 경우 2년 이상 장기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 신영 고배당 주식형펀드
-운용사 : 신영투신운용
-판매사 : 교보증권 동부증권 동양종금증권 부국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푸르덴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수협 외환은행
-설정일 : 2003년 5월26일, 설정액 : 1,960억원(8월19일)
-수익률 : 3개월 13.33%, 6개월 14.37%, 1년 58.78%
-운용스타일 : 시장 등락과 무관하게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과 저평가된 종목에 가치투자
신영 고배당펀드는 성장성보다는 배당성향에 주목해 종목을 선택한다. 5월말 기준 포트폴리오를 보면 KT(4.8%) 포스코(4.7%) 삼성전자(4.5%) SK텔레콤(4.4%) 한국전력(4.2%) 등 우량 종목을 골고루 편입, 삼성전자를 10% 이상 보유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 통신주 전기가스주 등은 성장성이 높지 않아 일반 펀드 내 비중이 그리 높지 않지만, 꾸준하게 이익을 내고 매년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배당형 펀드 내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배당주는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 편차가 크지 않고 위험도도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 수익률은 성장주를 많이 편입한 펀드에 비해 낮은 게 보통이지만, 신영 고배당 펀드는 수익률도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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