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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사랑 마법에 홀린 마녀 '그녀는 요술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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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사랑 마법에 홀린 마녀 '그녀는 요술쟁이'

입력
2005.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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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쟁이’란 단어에는 살짝 귀여움이 묻어나지만 사실 그녀, 이사벨(니콜 키드먼)은 마녀다. 고운 자태에다 45도 각도로 찌그러진 검정 모자도 쓰지 않았지만 빗자루로 하늘을 나는 모습은 영락없다.

코를 찡긋거리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집값을 떨어뜨리고, 자동차도 뚝딱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그녀는 그러나, 더 이상 요술을 부리지 않고 평범한 인간으로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바로 그 코를 찡긋거리는 모습이 매력적이라는 이유로 한물간 배우 잭(윌 패럴)에게 길거리 캐스팅 되면서 그녀는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없게 된다.

‘그녀는 요술쟁이’(원제 Bewitched)는 원래 미국 ABC에서 방송된 시트콤이다. 마녀의 삶을 포기한 사만다가 인간과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를 다뤄 1962년부터 9년간 장수한 프로그램으로 우리에게는 ‘아내는 요술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동명 시트콤을 얼개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낸다. 잭이 재기작으로 ‘그녀는 요술쟁이’ 리메이크 작에 출연하는 설정을 통해 극중극 형태를 띤다. 이사벨과 잭은 현실과 TV드라마를 오가며 티격태격 싸우다 결국 사랑을 이룬다.

그 동안 가벼운 사랑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니콜 키드먼과 요즘 할리우드에 잘 나가는 코미디 배우 윌 패럴, 왕년의 명배우 셜리 맥클레인, 마이클 케인이 출연한 영화의 진용은 화려하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각본을 쓰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과 ‘유브 갓 메일’(1998)을 연출한 노라 에프런이 메가폰을 잡은 것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그녀는 요술쟁이’는 좋은 배우와 감독이 만난다고 항상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준다.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새로운 시도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지금까지의 로맨틱 코미디 틀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는 작은 웃음을 선사하지만, 이음새도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다.

“난 클리퍼스(미국 프로농구의 만년 하위 팀) 팬이야. 그것도 비싼 자리 사서 봤어” 등 미국인들에겐 웃음을 자아낼 만한 유머들이 국내관객 들에게 전달될 지도 의문이다. 25일 개봉. 12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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