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여유자금이 MMF(Money Market Fund)로 ‘대이동’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2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려들어 MMF잔액은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어섰다. MMF에 뭔가 매력이 있음에 틀림없다.
MMF의 가장 큰 장점은 펀드상품이면서도 환매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환매 수수료도 없다. 일부 상품(클린MMF)은 한 달이 지나야 수수료 없이 환매가 허용되지만, 기본적으론 은행 요구불예금처럼 자유롭게 불입하고 인출할 수 있다.
둘째, 가입금액의 제한이 없다. 펀드상품 중에는 최저 가입금액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MMF는 금액에 관계없이 돈을 맡길 수 있다.
셋째, 수시 입ㆍ출형 상품치고는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MMF는 주로 잔존기간 1년 이하의 국공채나 통화안정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같은 단기채권상품에 투자한다. 투자기간이 짧고 안전채권 중심으로 운용되는 만큼 다른 채권형 펀드에 비하면 통상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예치기간에 관계없이 실세금리를 제공하고 인출 때 환매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기간대비 실질수익률은 좋은 편이다. 더구나 펀드에 편입된 채권에 대해선 시가평가를 배제하고 장부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요동치는 법이 없다.
이처럼 금액제한이 없고 수시 입ㆍ출금이 가능하며 수익률도 좋은 만큼, MMF는 단기부동자금이 머무르기엔 아주 적격이다. 즉 마땅한 투자처를 못한, 하지만 투자대상만 있으면 언제라도 움직일 준비가 돼 있는, 그렇기 때문에 만기를 정해놓기는 힘든 ‘예비’ 투자자금이 MMF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금리상승으로 채권형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금이 MMF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으로 가봤자 ‘상투’나 잡을 것 같고, 그렇다고 정부의 고단위 대책으로 가격하락이 확실시되는 부동산에 투자할 수도 없고, 결국 마땅한 투자대상이 나올 때까지 MMF에 머물러 있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MMF가 반드시 뭉칫돈을 가진 거액투자자만을 위한 상품은 아니다. 최근엔 각종 결제와 급여통장 기능을 합친 복합형 MMF도 등장하고 있다. 급여통장처럼 자동이체나 온라인뱅킹 기능을 갖추고 출금이 편리하면서도 이자는 은행 요구불통장보다 훨씬 높은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다만, 펀드상품인 만큼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점, 예금보호대상에서 배제된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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