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 업무를 총괄하던 전직 국방부 간부가 기지이전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미국 업체에 특채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다국적기업 ‘핼리버튼’의 자회사 KBR은 한국지사 부사장으로 국방부 시설본부 대미사업부장을 지낸 이모(육사31기ㆍ예비역 대령)씨를 영입했다.
이씨는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한 한미 협의체인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회의에 참가하면서 용산기지 이전 및 미2사단 재배치 업무를 총괄하다 4월30일 전역, 5월부터 KBR에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KBR은 4조~6조원으로 추산되는 용산기지 이전의 설계ㆍ시공ㆍ관리 등 총감독권을 따내기 위해 올해 3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뒤 이씨까지 영입, 수준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R의 모회사인 핼리버튼은 한때 딕 체니 미 부통령이 회장을 역임했던 기업으로 각종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이날 서울 용산 KBR지사 앞에서 시위를 갖고 “대규모 국책사업을 담당했던 핵심 관계자가 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부도덕할 뿐 아니라 국가기밀 유출 등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KBR이 다른 경쟁업체보다 한국의 의사를 가장 존중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영입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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