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석유업체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이 22일 카자흐스탄 3위 석유업체인 페트로카자흐스탄을 41억8,000만 달러(약 4조1,800억원)라는 중국기업 해외투자 사상 최고액을 들여 인수한 속사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최근 미국 석유회사인 유노컬 인수 시도에 비해 규모는 적을지 몰라도 중국의 중앙아시아 에너지 진출에 있어서는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이 CNPC의 페트로카자흐스탄 인수를 통해 추가 확보하게 되는 원유생산량은 일일 소비량 670만 배럴의 2% 남짓에 불과한 일일 15만 배럴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CNPC가 인도 국영가스회사인 석유천연가스공사(ONGC)와 수 차례 가격을 올려 부르는 경합 끝에 페트로카자흐스탄을 인수한데는 미래를 감안한 원대한 계획이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와 관련, 이번 투자가 카자흐스탄과의 협력을 통해 향후 중앙아시아 지역 파이프라인과 석유ㆍ천연가스 개발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이 반미 산유국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에너지를 확보한다는 세계전략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전세계 원유의 3.3%를 공급하는 카자흐스탄은 1990년대 독립한 이후에야 유전개발이 본격화됐기 때문에 원유매장량이 미국보다 35%나 많은 396억 배럴 가량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눈독을 들였고, 카자흐스탄 정부도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중국은 이번 인수로 양국간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NPC는 카자흐스탄 석유가스공사인 카즈무나이가스와 합작으로 카자흐스탄 내에 3,000km에 이르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참여 중이다. 특히 페트로카자흐스탄이 2006년부터 진행하는 구간은 중앙아시아-중국 간 파이프라인을 잇는 핵심 연결축이다.
파이프라인이 완성되면 중국은 2008년부터 카스피해 유전 및 천연가스 지역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석유공급로를 확보하게 된다. 중국은 카자흐스탄을 통한 천연가스 수입을 2008년 80~100억㎥에서 2020년에는 300억㎥까지 늘릴 계획이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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