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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체임버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기념 연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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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체임버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기념 연주 시리즈

입력
2005.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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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의 현악주자로 이뤄진 합주단이 있다. 1996년에 태어났으니까 내년이면 10년이다. 진작부터 연주 잘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단체가 한둘인가.

화음체임버오케스트라를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연주를 잘 해서가 아니다. 개성과 조화로 움직이는 가장 이상적인 음악 공동체, 나아가 그런 이상적인 사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음악평론가 김동준은 말한다.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예술적이며,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자성을 지닌 단체” 라고.

이 오케스트라에는 지휘자가 없다. 대신 배익환(바이올린), 조영창(첼로), 마티아스 북홀츠(비올라), 미치노리 분야(더블베이스) 4명의 리더를 중심으로 단원간 합의로 음악을 만들어간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격렬한 토론이 오간다. 지휘자나 악장이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여느 단체와는 딴판이다. 단원들은 아티스트의 능력과 인격적 관계로만 모였다. 나이나 서열은 따지지 않는다. 국내에는 이런 예가 없고 외국에서도 ‘오르페우스 앙상블’이 거의 유일하다.

이런 체제는 각자 개성을 살리면서도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하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문제다. 이들도 처음엔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 잘 알고 잘 통한다. 단원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각자의 개성과 열정을 최대한 끌어내 함께 고민해서 만든 음악인 만큼 ‘내 것’ 이라는 애착이 크다.

음악적 특징은 한마디로 ‘다이내믹과 열정’이다. 대단히 격렬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이 특별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각자의 뛰어난 기량 덕분이이기도 하지만, 모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수평적 조직에서 비롯된 것이겠다.

대표 겸 음악감독 박상연(비올라)은 화음체임버가 갖는 가치와 상징성을 강조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이 언젠가 사회 전체로 확대 재생산됨으로써 우리 사회가 각자 능력을 극대화하고 개성을 조화시켜 가치있는 것을 창조하는 데 이르기를 바랍니다.”

화음체임버는 미술관음악회로 유명한 실내악단 ’화음’(1993~)을 모태로 출발했다. 처음부터 세계를 겨냥해 만들어졌고 CJ그룹이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여기서 ‘화음’은 ‘하모니’가 아니라 ‘그림 화’(畵)+‘소리 음(音)’이다. ‘음악은 영혼의 데생’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는 이름이다.

실내악단 화음은 지금도 남양주 서호미술관에서 연간 10회 정기연주회를 하면서 전시작을 보고 새로 작곡한 음악을 연주하는 ‘자화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6월 현재 28명의 작곡가, 33편의 작품이 발표됐다.

화음체임버는 이 달부터 내년 3월까지 세 번의 시리즈 음악회로 창단 10주년을 기념한다. 차이코프스키의 ‘플로렌스의 추억’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레나데’로 시리즈를 시작한다. 28일 울산 현대예술관, 29일 광주 문화예술회관, 30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공연에 이어 3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날레를 맞는다.

시리즈 2는 10월27일, 예술의전당에서 펜데레츠키, 쇼스타코비치, 바르토크 등 20세기 작곡가의 곡으로 한다. 내년 3월 4일의 마지막 시리즈에선 슈베르트의 ‘현을 위한 서곡’과, 말러가 편곡한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공연문의 (02)780-5054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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