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브로커 전방위 로비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브로커 홍모(64)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대검 감찰부는 홍씨를 소환해 현직 검사 등 검찰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준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사기 혐의와 관련해 홍씨의 신병을 경찰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간단한 인정신문만 마친 뒤 감찰부 요청에 따라 대검으로 넘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22일 이후 홍씨의 일기장에서 추가로 확인된 경찰관 8명을 상대로 금품수수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7명 이외에 추가 확인된 8명은 홍씨와 1~2차례 식사한 경우”라며 “이 가운데 4명은 양주 장뇌삼 등의 물품을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어 해당 경찰관을 상대로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금품수수가 드러날 경우 액수와 상관없이 감찰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경찰은 구모 MBC 전 보도본부장을 불러 조사한 결과, “한정식집에서 취재진 6명과 함께 300만~400만원 상당의 향응과 60만원 짜리 선물을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씨가 친ㆍ인척 명의인 강남 S빌딩을 담보로 20억원 정도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금융권 관계자들을 상대로 대출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현직 고검 검사 등 검찰 관계자 5명(신원 미확인자 포함)을 경찰에서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전직 검사출신인 김모 변호사에게도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대검에서 감찰을 받았기 때문에 출석하지 않겠으며, 필요하다면 서면조사하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감찰 결과를 지켜본 뒤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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