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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소송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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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소송이 무서워"

입력
2005.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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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법정 출석 요구서에 벌벌 떨고 있다.

2000년 18건에 불과했던 주주들의 회사 상대 소송(증권거래소 상장사 기준)이 지난해엔 326건으로 급증하는 등 기업들이 재판정에 불려가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LG 등 주요그룹들은 법무 인력 영입 등을 통해 이러한 소송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발표한 ‘기업부문 소송 리스크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상장사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00년 18건에 불과했던 기업 관련 소송 건수가 2002년 105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326건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주주와 소비자 등 이해 관계자들의 권리 의식이 그만큼 신장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문제는 이러한 권리 의식 신장과 함께 트집 잡기 또는 보상금을 노린 악의성 소송도 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원고가 소송을 낸 뒤 스스로 취하하거나 법원에 의해 기각되는 비중이 5년간 평균 81%에 달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가 신축 중인 고층아파트 인근 주민들로부터 일조권이나 조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는 연간 600여건에 달하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주주대표소송 등에 대비, 임원들의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대상을 확대하는 것. 임원배상책임보험 가입액의 경우 2000년 309억원에서 2003년에는 840억원으로 3년 동안 172%나 증가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상의는 이와 관련, 주주와 소비자의 권익이 크게 신장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새로운 소송제를 도입하기 보다 기존 제도를 잘 활용, 기업의 소송 리스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두번째는 법무 인력 강화이다. 삼성은 이종왕 전 대검 수사기획관, 서정우 전 서울고검 검사, 김상균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법무실 중역으로 영입했다. 현대ㆍ기아차도 최근 검사장 출신의 김재기 변호사를 총괄 법무실장(사장급)으로 스카우트한 데 이어 법무실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LG도 판사 출신인 김상헌 법무팀장(부사장)과 검사 출신인 이종상 상무 등을 영입했다. SK는 지난해 윤리경영실을 신설, 김준호 전 서울고검 검사를 부사장급인 실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재벌들의 법무팀 강화는 대정부 로비스트 등 그룹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 보고서를 통해 삼성에 영입된 인사들이 법률적 문제 등에서 삼성의 논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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