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국에 살면서] 호주는 싱글맘 천국, 이혼남 지옥
알림

[외국에 살면서] 호주는 싱글맘 천국, 이혼남 지옥

입력
2005.08.23 00:00
0 0

한국은 부부가 이혼을 하면 대부분 여자쪽에 불이익이 많다. 일단 이혼을 했다면 여자들은 자식 양육부터 시작해서 금전 문제, 좋지 않은 사회적 인식 등 여러 문제를 떠 안게 된다.

재혼을 하려 해도 남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여자는 많은 난관이 있다. 이혼을 한 것이 죄인 것처럼.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아직도 싱글 맘들의 고충은 많을 것이며, 더구나 재혼을 한다고 해도 전 남편의 아이들과 같이 산다는 것은 더욱 더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호주는 전혀 다르다. 한마디로 이혼녀의 천국이고 이혼남의 지옥이다. 일단 부부가 이혼을 하면 자녀 양육권은 거의 엄마한테 있다. 여자쪽의 잘못이 있더라도.

그리고 아빠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 호주정부 산하에 있는 관리국(child support agency)에서 남자의 월급에서 아이를 키우는 여자쪽 은행계좌로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 까지 전달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대신 양육비를 내주는 아빠는 정기적으로 아이들을 볼 수가 있다.

만일 남자가 재혼을 할 경우는 수입 절반은 전처로 가고 나머지 수입으로 새 가정을 꾸려나가야 한다. 거의 부자가 아니면 재혼한 남자는 이중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느 50대 이혼남은 아내가 첫 아이를 난 후 집을 나갔다가 들어와 다시 가출했는데도 불구하고 얼마 지난 후 관리국에서 두 아이의 양육비를 보내라는 통보를 받았고, 더구나 자신도도 모르는 사이에 난,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둘째 아이의 양육비까지 보낼 수 밖에 없어 거의 모든 수입을 전처에게 보내고 본인은 조그만 방에 세 들어 산다고 한다.

한 마디로 호주에서는 이혼을 하면 평생 족쇄가 채워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아는 이혼남은 너무나 성실하여서 아는 친구가 여자를 소개 시켜준다고 하니깐 고개를 흔들면서 지금도 전처에게 보내주는 양육비 때문에 힘이 들어서 누군가를 만날 여가가 없다고 하는 걸 보면 호주의 일반 이혼남들의 고충을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한편에서는 이 제도가 공평하지 않다고 해서 남편과 아내 가운데 더 많이 버는 쪽이 양육비를 더 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호주는 이혼한 여자에게는 참 관대한 것 같다.

한국은 어떠한가? 언제가 TV에서 이혼한 아내는 아이들하고는 같이 살 수는 있었지만 전 남편이 너무나도 좋은 집에서 잘 사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아 어렵게 사는 경우를 보았다. 여기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윤미경 호주 쉐라톤 미라지골드 코스트호텔 근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