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 '점프' 에든버러를 흔들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 '점프' 에든버러를 흔들다

입력
2005.08.22 00:00
0 0

스코틀랜드의 소도시 에든버러는 세계무대 진출을 꿈꾸는 모든 공연 예술가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들은 프로모터와 관객들의 냉혹한 검증을 거쳐 도태되거나 새로 태어난다.

국내 처음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 문화상품의 성공모델이 된 ‘난타’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 도약의 발판이 됐다. 올해는 국내 작품 4편이 도전장을 냈다.

세계화 가능성 보인 '점프'

‘점프’는 도합 109단의 무술가족이 집안에 침입한 도둑 두 명을 제압하는 내용의 무술과 곡예, 웃음이 버무려진 마셜 아트 퍼포먼스다. 17일 오후 7시30분 에든버러에서 가장 큰 어셈블리 홀(780석)에서 펼쳐진 첫 공연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관객들은 태권도와 택견, 검술에 고난도 기계체조를 연상케 하는 동작들이 펼쳐질 때마다 연신 탄성을 발했다. 영화 ‘와호장룡’, ‘매트릭스’ 등을 패러디한 장면과 슬랩스틱 코미디 대목에서는 쉴새 없이 폭소가 터졌다.

공연 뒤 관객 대부분은 “대단하다” “환상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런던에서 왔다는 모아즈 맥도웰은 “공연 12편을 관람했는데 ‘점프’가 단연 최고다.

별점을 준다면 5개”라며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공연 관계자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배우 올리버 가트사이드는 “코미디와 곡예가 무리 없이 결합되어 좋았다”고 말했고, 네덜란드 공연제작자 바바라 마르틴은 “서양인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유머를 사용했다”고 극찬했다.

현지언론들도 대체로 호평이다. 페스티벌 소식지 페스트는 12일 ‘더 코리안 파~워’(The Korean Phwoar)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만점인 5개 별점을 주었다. 지역 유력 일간지인 더 스코츠맨은 6일 “곡예와 무술을 섞어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고 보도했다.

‘점프’의 성공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페스티벌의 중심무대인 어셈블리홀과 공동기획한 것부터가 그렇고, 참가작 1,830편을 대표해 페스티벌의 오프닝 쇼에도 초대됐던 것도 이례적인 대우였다. 영어대사에 현지민요 ‘스코틀랜드의 꽃’(A Flower of Scotland)을 삽입하는 등의 현지화 노력도 효과를 보고 있다.

무료 신문 메트로 집계에 따르면 점프는 관객동원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철기 예술감독은 “평일 관객이 계속 늘고 있어 이번 주에는 1위를 넘볼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작품들 대부분 선전

국내참가작품 중 유일한 연극인 극단 여행자의 ‘한 여름 밤의 꿈’도 선전하고 있다. 공연은 소극장 규모의 시베뉴34에서 열렸지만 세익스피어 원작을 한국 전통설화와 해학으로 풀어낸 데 대한 관객의 반응은 뜨겁다.

폴란드의 공연 관계자 바르텍 세니아운은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무용과 음악을 통해 내용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고 호평했으며, 페스티벌 주간지 리스트는 “연극적 마술을 잡아내는, 진정 황홀한 작품”이라는 최상의 평을 실었다.

차력을 소재로 한 ‘인양’(국내 공연 명 ‘무무’)에 대해 일간지 더 스코츠맨은 “눈에 띄는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라며 별점 5개를 부여했다. 칭찬에 다소 인색한 일간지 더 헤럴드로부터는 별점 3개를 받았지만 “인상적인 공연”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에든버러=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