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장 기업들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성 자산 보유액을 줄이며 투자를 늘려 설비투자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내놓은 ‘12월 결산 상장기업 현금성 자산 보유 현황’에 따르면 상장 기업들의 6월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43조4,083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7.40% 감소했다.
상장사들의 현금성 자산은 2000년 전년 대비 2.85%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줄곧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01년에는 10.92%, 2002년 27.57%, 2003년 22.06% 늘었으며,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26.70%나 증가했다.
상장사들은 올해 상반기 당좌예금, 보통예금 등 현금 자산이 23조8,454억원으로 3.23% 증가했지만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 자산은 19조5,630억원으로 17.72% 감소했다.
상장사들의 현금 자산이 줄어든 것은 같은 기간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 매입비용이 5조9,345억원 증가하고 유동부채 상환에 1조3,149억원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현금보유를 확대하면서 미뤄왔던 설비투자를 점차 늘려가는 초기 단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의 현금성 자산이 7조4,908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4.63% 줄어든 것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5조9,660억원(-26.00%), GS 2,087억원(-34.55%), 한진 2조4,452억원(-1.53%) 등은 감소했다. 반면 LG는 3조1,782억원으로 17.27% 늘었고 SK(1조2,575억원ㆍ31.80%) 롯데(1조641억원ㆍ34.54%),한화(1,795억원ㆍ38.10%) 등도 현금성 보유자산이 증가했다.
박진석기자 j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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