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사 인수를 추진, 관심을 끌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2일 영국의 BNFL(British Nuclear Fuels Limited)사가 추진중인 웨스팅하우스 매각 작업에 인수의향서를 제출, 인수적격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BNFL은 영국 원자력청 산하 공기업으로 1999년 웨스팅하우스 지분 100%를 인수했으나, 과다 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매각키로 했다. BNFL은 다음달 중순 예비입찰자를 선정하고, 올해 말까지는 본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인수적격업체로 선정된 기업은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미국의 GE와 일본의 미쓰비시 등 15개 업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원전 원천기술을 확보, 세계적인 발전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원전 발주 업체들은 원천기술을 지닌 업체에만 프로젝트의 주계약자 입찰자격을 부여, 원천 기술이 없는 우리 기업들은 입찰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중공업도 최근 중국 친산(秦山) 3단계 원전 프로젝트에 대규모 설비를 공급하는 등 세계 최대 원전 시장인 중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원천기술이 없어 원전 전체에 대한 수출을 독자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두산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는 원전에 관한 대부분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를 인수하면 우리나라는 단숨에 원전 원천기술 보유국이 돼 중국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5대 원전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16억 달러에 달하며, 외신은 매각 금액이 최소 17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국가 기간산업인 원전을 아시아 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두산중공업이 실제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미국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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