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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英 루이스 푸 - 인간한계 넘은 바다물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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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英 루이스 푸 - 인간한계 넘은 바다물개

입력
2005.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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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의 수온은 영하 2도에서 0도 수준이다. 뼈 속까지 저릿저릿해지는 얼음물에 북극곰의 위협 때문에 5대양 중 장거리 수영 선수들이 도전하지 못한 유일한 바다이다. 보통 사람이 북극해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2분 남짓.

이런 북극해에서 영국인 루이스 푸(35)씨는 지난 19일 바다 장거리 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노르웨이 북단 북극해에 있는 스발바드 제도의 스피츠베르겐 섬 주변(위도 80도)을 1.07km 가량 헤엄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자신이 2003년 8월 노르웨이 노스 케이프 해역에서 세운 최북단 장거리 수영 기록(위도 71)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의 도전은 어떠한 수중 장비도 없이 맨 몸으로 해낸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푸씨는 도전에 앞서 7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도전이 중요한 이유는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도버해협 횡단 대회 규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전신 수영복 착용을 금지하는 규칙에 따라 입을 수 있는 것은 수영복 1벌과 수영모 1개뿐이다”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사는 그의 직업은 변호사이다. 하지만 14년째 수 차례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장거리 수영 선수로 더 유명하다. 1990년 처음으로 남아프리카 희망봉 해역 5km 를 헤엄쳐 횡단했고, 92년에는 넬슨 만델라가 수감됐던 롭번 섬 주변을 가장 빨리 헤엄쳐 돌아 나오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피오르드(빙하로 침식된 계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생긴 좁고 깊은 만)인 송네피오르드(8월 평균 수온 6~8도) 204km를 헤엄쳐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푸씨의 끝없는 도전은 대자연에 대한 동경심에서 시작됐다. 그의 취미는 하이킹과 여행. 그는 이번 도전을 기록한 홈페이지(http://www.epicswims.com)에서 16일 스피츠베르겐 섬에 도착해 “피오르드의 장관, 빙하, 주변 산 등은 숨이 멎는 듯하다”고 썼다.

이번 도전을 위해 유명한 스포츠 과학자인 팀 녹스 교수와 심장외과의 오토 태닝 박사의 도움을 받아 체온 유지 비법을 전수받았다. 7월부터 얼음을 가득 채운 수영장에서 적응훈련을 하고, 매일 10km 달리기와 장거리 수영 훈련을 되풀이했다. 8월 초부터는 노르웨이 북극해로 날아가 수 차례 현지 적응 훈련을 거쳤다.

출발 20분 32초 만에 무사히 베르레겐후켄 해안에 도착한 그는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헤엄치는 내내 도착 지점에만 집중했습니다. 수영 피로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도전이 무사히 끝나 무척 기쁩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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