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분과는 별도로 미국 내의 반전여론도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정책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21일에는 워싱턴포스트까지 나서서 반전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신디 시한의 1인 시위로 촉발된 크로퍼드목장 주변의 반전시위에는 한 때 베트남전 반전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미국 포크가수 조안 바에즈까지 가세해 미 정부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앤드루 바세비치 보스턴대 교수가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이기도한 바세비치 교수는 ‘이제 그만’이라는 칼럼에서 “미국이 2003년 5월 이라크 전의 주요 작전 종결과 함께 물러나지 않고, 이루지도 못할 이라크 재건 임무를 내세움으로써 단기간에 영예롭게 끝낼 수 있었던 전쟁을 값비싼 장기전으로 만들었다”며 조속한 철군을 주장했다.
반전 여론이 높아지면서 공화당 내의 분위기도 심상찮다.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 후보이자 베트남전에서 무공훈장을 받은 척 헤이글 네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이라크가 점점 베트남처럼 되어가고 있다”며 “미국의 중동 개입이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신디 시한의 1인 반전시위에 동조해 최근 일주일간 벌어진 미국 전역의 미국 반전시위 참가자가 6만명을 헤아리는 가운데, 1970년대 베트남전 반전시위에 앞장섰던 포크가수 조안 바에즈는 이날 크로퍼드목장 인근 시위현장에서 반전 콘서트를 열었다. 조안 바에즈의 시위 참여에 힘입어 평소 200명 정도였던 크로퍼드목장 시위대는 이날 5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사태가 급물살을 타자 부시 대통령은 22일 해외참전용사 모임, 24일 주방위군 연설 등을 통해 이라크전에 대한 국민지지를 호소하며 진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당분간은 들끓는 반전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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