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8시20분부터 2분만 다 같이 전깃불을 끄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아요.”
집집마다 그리고 대형빌딩과 공공기관에서 엄청난 숫자의 조명이 한꺼번에 꺼지면 한국전력 전력계의 바늘은 계속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전깃불에서 해방돼 별을 헤는 사람들은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얻을 수도 있다.
전국 270여개 환경ㆍ소비자ㆍ여성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는 ‘제2회 에너지의 날’인 22일 오후 8시20분부터 2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소등(消燈) 행사를 펼친다.
이번 행사에는 청와대와 지방자치단체 등 5만개 공공기관, 44만개의 기업과 시민단체가 동참한다. 또 63빌딩과 한강대교, 남산타워, 서울시내 주유소들의 불도 모두 꺼진다.
환한 도시가 어둠 속에 묻히면 서울광장에 설치된 200인치 전광판에는 전국 소등 현황과 전력 절감 수치가 나타나게 된다. 시민들은 전등이 꺼지면 밀랍 양초에 불을 켜고 전기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행사장 무대의 불을 밝힌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양초 만들기, 벼룩시장, 천연염색ㆍ점토공예 체험교실 등이 펼쳐지고 소프라노 윤수정, 포크밴드 동물원의 공연도 이어진다.
2003년 8월22일은 그 해 전력소비가 역대 최고치(4,739만㎾)를 기록한 날. 에너지시민연대는 지난해부터 이날을 에너지의 날로 정해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확대ㆍ보급의 절실함을 널리 알리는 행사를 갖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단 2분간의 소등으로 150만㎾의 전력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며 “안 쓰는 전기제품 플러그 뽑기 등 생활 속의 절전만 실천해도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22일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돼 지역에 따라 별을 보기 어려운 곳도 있겠다”고 전망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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