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없이는 살아도, 디지털 카메라 없이는 못살 것 같아요.”
디지털 카메라에 흠뻑 빠진 ‘디카’ 마니아 이동현(24)씨는 인터넷 사진동호회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맺은 인연 때문에 전문업체의 기술자가 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국내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터넷 동호회 ‘SLR클럽’(www.slrclub.com)과 인천 디카클럽(www.dinsadong.com)에서 ‘내이’라는 이용자명(ID)으로 활동하며 유명해졌다. 그는 사진촬영보다는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게재, 동호회에서 ‘카메라 박사’로 통했다.
얼마나 유명했던지 카메라 제조업체인 올림푸스한국에 입사할 당시 인사담당관이 그의 이름과 ID를 알 정도였다. 이씨는 지난해 6월 3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림푸스한국 신입사원 공채에 합격했는데, 디카 동호회 활동 경력이 가산점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회사측도 디카에 대한 그의 열정을 감안해 애프터서비스(AS) 부서에 배치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내부가 궁금했던 그는 입사후 1년을 디지털 카메라를 해부하며 보낸 끝에 올림푸스한국이 자랑하는 최고급 ‘일안리플렉스카메라’(SLR) 전담 기술자가 됐다.
이씨는 1999년 실업계 고교 전자과에서 전자기기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후 전자부품업체에서 병역특례 근무를 했고, 컴퓨터 AS 기사로도 일한 경력이 있어 전자기기와 친숙하다. 이때 카메라를 알게 되면서 틈나는 대로 사진촬영을 하고 다녔다.
이씨는 300만원대의 SLR 디지털 카메라 등 3대의 디지털 카메라와 7대의 필름 카메라 등 10대의 카메라를 갖고 있을 정도로 카메라 애호가다. 이씨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카메라 주치의가 되고 싶다”며 “언젠가 전문 수리업체를 직접 운영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씨는 자사 제품 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도 다뤄보며 업체별 디지털 카메라의 특성을 익히는 등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