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남용, 살 빼는 약이 1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남용하는 약물은 살빼는 약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대 약대 권경희 교수팀이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 제출한 ‘남용약물 실태조사’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처방 없이 살 빼는 약을 사용한 사람은 전체 조사 대상 7,728명 가운데 8.7%인 671명에 이른다. 구입 장소로는 약국(28%)이 가장 많았고 지인(22.5%), 인터넷이나 홈쇼핑(13.6%), 재래시장 및 수입상가(11.8%), 해외 여행지(3.9%) 순이었다.

두 번째로 많이 남용한 약물은 의사의 처방 없이 성적 능력 향상을 위해 남성 응답자 3,020명 가운데 176명(5.8%)이 사용한 발기부전 치료제였다. 사용한 약품은 비아그라(52.3%)가 가장 많았고 시알리스(10.8%), 구연산실데나필 성분 제품(5.7%)이 뒤를 이었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사용 목적은 호기심이 45.5%로 가장 많았고 정력 향상(23.3%)과 성관계 시 자신감회복(17%), 성적 흥분감에 대한 기대(10.8%) 등이었다. 1년에 1회가 26.5%로 가장 많았으나 매일 사용하는 경우(14.3%)도 두 번째로 많았다.

약물 남용 3위는 기분과 감정 변화를 위해 전체 응답자의 3.2%가 사용한 진해거담제(감기약)였다. 응답자들은 주로 기침약을 술에 타 마시는 속칭 ‘정글주스’(32.2)와 알약 형태의 ‘러미라’(15.7%)를 많이 사용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