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고객에게 감동과 놀라움을 주는 통신사를 만들겠다.’
국내 최대 통신업체 KT의 민영화 2기를 이끌어갈 신임 남중수 사장이 19일 취임식을 갖고 조직문화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기위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KT 계열사인 KTF 사장을 맡고 있던 지난 6월 공모를 거쳐 차기 KT사장에 내정됐던 남사장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제9대 KT 사장으로 정식 취임한 것.
업계는 그의 취임을 계기로 KT가 시장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 통신산업의 구조개편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며 그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그는 KTF 사장 재직 시절 소비자 후생과 업계 생존을 위한 정부와 시장의 공동 노력을 강조해왔다.
남 사장이 민영화 2기 KT의 새로운 경영기조로 내건 모토는 ‘원더(wonder) 경영’. 국민과 고객에게 ‘감동’과 ‘놀라움’을 주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 원더 경영의 핵심이다.
남 사장은 “이를 위해 고객의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회사에 대한 주인 의식과 함께 열린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는 KT가 통신업계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민영화된 거대 공기업’이라는 낡은 틀을 벗고 KT의 조직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는 평소의 문제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남 사장은 더 나아가 “회사 밖에서는 KT가 위기 상황에 몰렸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주인 없는 회사, 시장현실과 벗어난 독점 의식, 성장 비전 부족이라는 비판을 벗어 던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같은 남 사장의 비전에 대해 KT 임직원들은 기대반 긴장반의 감정을 드러냈다. 그가 KTF 사장 시절 소위 ‘굿 타임 경영’을 통해 다소 느슨했던 KTF의 조직 문화를 뒤바꾸는 과정을 봐왔기 때문이다.
한 KT 직원은 “남 사장이 조직 전반에 상당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려섞인 반응도 있지만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변화를) 각오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라고 말했다.
남 사장의 등장은 통신업계 구조개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높다. AIG-뉴브릿지가 소유한 하나로텔레콤의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남 사장이 장기적으로 KT와 KTF, KTH 등의 통합을 통한 ‘Great KT’ 전략을 추진하면서 업체간 인수· 합병이 활성화되리라는 기대가 많다.
특히 지금까지 시장원리를 강조해온 정통부가 최근 통신시장 구조조정에 대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에는 KT와 SK텔레콤 중심의 ‘2강’ 혹은 KT·SK텔레콤·LG그룹에 의한 ‘3강’ 재편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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