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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로포드 목장 앞 1인시위 신디 시한 열풍 전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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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로포드 목장 앞 1인시위 신디 시한 열풍 전국으로

입력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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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신디 시한(48)이 이라크 반전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밤에는 크로포드를 비롯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1,600여 곳에서 시한을 지지하는 촛불 시위가 열리며 반전 운동은 미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이라크에서 전사한 아들 케이시(당시 24세)가 당한 비극의 이유를 부시에게 직접 따져 묻겠다고 면담을 요구하며 시한이 크로포드에 홀로 진을 친 지 이날로 12일째지만, 부시는 묵묵부답이다.

하지만 시한은 이라크전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평화의 어머니(Peace Mom)’로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한의 1인 시위 소식이 언론을 타면서 아들 케이시의 이름을 따 ‘캠프 케이시’라고 불리는 크로포드 시위현장에는 하나 둘씩 동조자가 모여들었다.

스코틀랜드 오스트리아 일본 터키 독일 호주 등 해외에서도 다녀갔다. 부시의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무브온 닷 오르그’ ‘진정한 다수’ ‘미국을 위한 민주주의’등도 지난해 대선 이후의 침묵을 깼다.

17일의 촛불 시위는 이들 단체의 작품이다. 민주당도 시한에 기대어 반전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기세다. 진보적 블로그 운영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회견을 주선했고, 존 에드워즈 전 부통령 후보의 부인 엘리자베스는 시한을 지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동참하라고 지지자에게 호소했다.

캘리포니아 배커빌 출신의 시한이 크로포드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이런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다. 고교 때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해 네 자녀를 두고 교회 자원봉사에 만족하던 그의 삶은 케이시의 죽음을 계기로 180도 바뀌었다.

지난해 6월 전사자 가족 자격으로 만난 부시의 태도에 실망하면서 시한은 ‘평화를 위한 전사자 가족들’을 설립하고 반전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가정을 팽개치고 반전운동에만 매달리는 그녀를 이해 못한 남편 패트릭(52)과 별거 끝에 이혼소송 중이다.

시한은 스스로를 “아들이 죽은 이유를 알고 싶은 비통한 엄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모성애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폭스TV 진행자 빌 오라일리는 시한을 두고 “정치 플레이어가 됐다”고 평할 정도다. 이라크전의 피해자인 시한의 반전 시위는 전쟁을 중단하라고 부시를 압박하기에도 유용하지만, 부시도 지금의 곤경을 부각시킴으로써 전쟁 지지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수 진영은 “비합법적ㆍ비도덕적 전쟁의 비용을 댈 수 없다”며 시한이 세금 납부를 거부한 사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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